사모펀드 운용사인 알펜루트자산운용이 또 펀드 환매를 연기했다. 이번엔 매출채권 유동화 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 사모펀드다.
사채 만기와 펀드 만기의 ‘미스매치(불일치)’ 이슈가 불거지면서 관련 펀드(130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의 환매를 미루게 됐다. 다만 옵티머스펀드 사기 사건처럼 편입 자산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알펜루트는 지난 1월 말 라임 사태 후폭풍으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망 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2300억원 규모 사모펀드의 환매를 중단한 바 있다.
▶본지 1월 28일자 A1면 참조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환매 연기 이슈가 발생한 알펜루트 채권형 사모펀드는 총 17개로 파악된다. 알펜루트 리니어, 앱솔루트 애플·체리·파인 등으로 총 1285억원 규모다.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개인투자자에게 팔았다. 연 5% 수준의 확정금리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전체 17개 펀드 가운데 6개는 이달 환매가 연기됐고,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환매가 미뤄질 것으로 우려된다. 편입 자산 일부를 회수해 실제 묶이는 투자자 자금은 전체의 절반 수준인 600억원대로 예상된다.
이번 환매 연기는 만기 미스매치로 인해 발생했다. 만기 2년짜리 에이스테크와 아진산업 매출채권 유동화 사채 등에 투자했는데, 대부분 만기 1년짜리다. 펀드 판매 1년 뒤 신규 펀드로 다시 설정하겠다는 계획이 라임에 이은 옵티머스 사태로 어려워지면서 환매 연기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알펜루트 측 설명이다. 아진산업 에이스테크의 매출처가 현대자동차 LG전자 한온시스템 등 대기업이고 이자 상환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알펜루트 펀드들이 사채 인수 방식으로 100억원을 투자한 유모터스가 사기에 연루돼 있다. 비상장 중고차 거래업체인 유모터스는 이 자금으로 제주 렌터카 319대를 장모 제주스타렌탈 대표 측으로부터 인수했다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구속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친구로 라임 사태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유모터스 일부 경영진은 잠적한 상태다. 하지만 유모터스의 실질적 대주주인 김모 마디병원장이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김 원장이 알펜루트 측에 소송을 걸어 잡음이 일고 있지만 지급보증 계약이 확실해 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로선 펀드 편입 자산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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