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KTX) 노선이 다시 추진된다. 2014년 서울역과 용산역을 거쳐 부산 대구 목포 등 전국 주요도시로 이동할 수 있었던 인천공항KTX가 이용률 저조로 2018년 9월 폐지된 지 2년여 만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규 KTX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선식품 등 특송화물 운송이 가능한 고속열차를 구상하고 있다. 해마다 항공화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신속 배송을 위해 고속철도가 필요한 것도 공항발 KTX가 필요한 이유다.
공사는 지난 15일 사내 ‘ATX(가칭·Airport Train eXpress) 프로젝트 추진팀’을 출범시키고 KTX 노선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주에는 제2공항철도 건설사업에 화물운송 기능을 추가한 인천공항KTX 연결 사업을 인천시에 제안했다.
ATX는 인천공항 화물청사역~영종하늘도시~숭의역(수인선)~KTX송도역으로 이어지는 인천공항KTX 브랜드명이다. 송도역에서는 오는 2025년 KTX 경부라인과 직결되는 KTX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인천발KTX는 총 사업비 3936억원을 투입해 송도~초지~어천역 34.9㎞ 구간에 6.3㎞의 노선을 새로 더해 경부고속철도와 직접 연결하는 사업이다.
공사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수인선 숭의역과 인천공항 화물청사역을 잇는 제2공항철도 건설 사업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에 반영하도록 정부에 건의했다. 경기 시흥시 오이도역에서 인천역까지 왕복하는 수인선, 송도역에서 출발하는 인천발 KTX, 월곶~판교선 등 공항으로 이어지는 제2 공항철도의 차량 운행 방식과 종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사는 제2 공항철도를 KTX 노선으로 구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2025년에 인천발 KTX가 개통되면 지방여객들의 인천공항 입·출국 불편을 해소하고 특송화물의 신속배송을 위해 고속철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제2 공항철도는 숭의역을 거쳐 송도역을 통과하도록 설계돼 있다.
공사는 신선식품 등 특수화물 운송을 위해 냉동냉장에 의한 저온유통체계를 갖춘 차량의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식품, 의약품, 반도체 등은 온도에 민감한 화물이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특송화물의 경우에도 ATX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도착한 화물들은 주로 도로교통망에 의존하는 등 운송수단이 편중돼 있어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 공항철도가 KTX노선으로 구축되면 여객들이 인천공항에서 서울역이나 광명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지방 주요도시로 KTX 이동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제2 공항철도는 수인선 숭의역에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역까지 14.1㎞의 철도선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조6800억원, 건설기간은 약 9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제2 공항철도는 정부가 제4차 철도망계획에 반영할지 여부를 검토 중인 사업”이라며 “운행차량의 종류는 물론 구체 노선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