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에도 오히려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당정이 임대인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임대차 3법 통과를 추진하자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29일 KB국민은행이 작성한 월간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 138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은행이 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6년 1월 이후 가장 비싼 것이다. 소형 아파트는 전용면적 40㎡ 미만을 기준으로 삼았다.
저가의 소형 아파트는 주로 서울 외곽 지역에 몰려 있다.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기에는 교통이 불편하고 낡고 비좁은 아파트가 대부분이지만 이마저도 가격이 껑충 뛴 것이다.
일례로 1987년 준공한 노원구 상계동 상계 주공 5차 31.9㎡는 11일 6억 6000만원(2층)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져 지난달 10일 5억 5000만원(2층)에 거래된 뒤 한 달여 만에 1억 원 넘게 가격이 뛰었다.
서울에서는 집값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집주인들이 임대차 3법 시행 전에 전세 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뛰고 있는 것이다.
28일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21일 보증금 7억9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두 달 전인 5월 16일 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9000만원이나 가격이 올랐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하며 1년 넘게 단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오르는데 반대로 대출은 줄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번 생에 인서울은 글렀다"며 "졸지에 경기도로 쫓겨나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프랑스혁명 때 로베스피에르가 우유 값 낮추려고 가격 통제하니까 젖소 키우던 사람들이 손해보고 우유 파느니 다 도축해서 우유 값 10배 됐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제발 모든 것을 그냥 놔둬라" "전세가가 오르면 월세 살아야 한다. 서민 죽이기냐" "집주인이 5000만원 올려달라고 한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