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이르면 30일 고검장·검사장 등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월에 이어 이번에도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협의 없이 ‘마이웨이 인사’를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조상준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검사장)는 인사에 앞서 사의를 표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30일 오전 검찰인사위원회(위원장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를 열고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다. 관례에 따르면 공식 인사 발표는 같은 날 오후나 31일 오전에 나올 전망이다.
검사 인사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지만, 검찰청법에 따라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추 장관은 지난 1월 한동훈·박찬호·윤대진 검사장 등 윤 총장의 측근들을 대거 좌천시킬 때 인사안을 윤 총장에게 사실상 통보하기만 해 논란이 일었다. 윤 총장은 이날까지도 아직 이번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달라는 요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특수통 검사들이 아닌 형사·공판부 출신 검사들을 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선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추 장관과 보조를 맞춘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라인이 승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근무하며 윤석열 총장(사법연수원 23기)의 참모를 지낸 특수통 출신 조상준 검사장(26기)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앞서 김영대·양부남 고검장(이상 22기)과 송삼현·이정회 검사장(이상 23기) 등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선배와 동기들이 최근 잇따라 사표를 낸 데 이어, 윤 총장의 측근도 옷을 벗은 것이다. 올초 측근들이 지방으로 좌천된데 이어 아예 검찰을 떠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윤 총장의 고립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조 검사장의 사표로 현재 공석 상태인 고검장·검사장 자리는 11곳으로 늘어났다. 법무부는 이번 주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 이어 내달 초께 차장·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연이어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