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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세대 놀이터' 틱톡, 미국인 일상 파고들자…"中 스파이앱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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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이 말로 바뀌는 식의 우스꽝스러운 15초짜리 영상을 공유하며 젊은 세대는 깔깔댄다. 스마트폰을 몇 번만 터치하면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영상이 완성된다. 시답잖은 영상만 있는 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틱톡 영상을 통해 인종차별 항의와 미국 대선 등 정치 담론을 펼친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은 이렇게 세계인을 매료시키며 올 상반기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등극했다. 틱토커가 유튜버의 아성을 넘보자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지난 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은 미국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가입자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기는 스파이 행위를 통해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와 호주 등도 틱톡 퇴출에 가세하고 나섰다.
○Z세대 겨냥해 치밀하게 기획
중국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이 서비스는 2017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며 150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틱톡은 짧은 영상을 편집해 공유하는 동영상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유튜브처럼 고도의 기술력이나 비싼 장비가 필요 없다. 사람들은 특정 주제에 맞춰 스티커와 배경음악 등 특수 효과를 사용해 자극적이고 코믹한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틱톡 챌린지’를 하며 즐거워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절호의 기회였다. 틱톡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1분기 3억1500만 건, 2분기 3억500만 건이 다운로드돼 올 상반기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월평균 이용자는 8억 명이 넘는다. 방탄소년단(BTS)도 정규앨범 타이틀곡 ‘온’의 일부를 틱톡에 가장 먼저 공개했다. BTS 측은 기존 플랫폼보다 글로벌 사용자가 많은 데다 전파력이 강해서라고 설명했다.

틱톡은 치밀하게 기획된 서비스다. 디지털 콘텐츠의 주 소비층으로 짧고 감각적인 영상을 선호하는 어린 세대를 집중 공략한 전략이 통했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돌리지 않고도 영상을 찍을 수 있도록 설계했고, 영상이 짧다 보니 언어 장벽도 낮아 해외 진출은 어렵지 않았다. 인공지능(AI)으로 선호 영상을 분석한 뒤 비슷한 콘텐츠를 계속 노출시켜 이용시간을 늘렸다.
○‘스파이 앱’ 거세지는 미 공격
바이트댄스 창업자 겸 회장인 장이밍(37)은 중국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 세대를 대표하는 경영자다. 이공계 명문대인 톈진 난카이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한 뒤 2012년 바이트댄스를 창업해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중국 IT회사로 키웠다.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위챗의 다운로드 건수는 11억 건을 넘어섰으나 사용자 대부분이 중국인인 ‘내수용’에 그친다. 지난 6월 기준 미국인이 사용한 소셜미디어 앱의 하루평균 이용시간(안드로이드앱 기준)을 보면 틱톡이 65분으로 1위를 기록했고 페이스북 50분, 인스타그램 37분, 트위터 32분 순이었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오리지널 서비스가 해외에서 처음 인정받으며 중국이 콘텐츠 플랫폼 강국으로 올라섰다”(뉴욕타임스), “중국 소셜미디어가 미국인의 일상을 파고든다”(월스트리트저널)는 평가가 나온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동영상 플랫폼의 원조 격인 미국에서 틱톡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자 위기감은 점점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이 ‘스파이 앱’이라며 군대에 틱톡 사용 금지를 내린 데 이어 “틱톡 금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틱톡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못마땅하다.

급성장에 제동이 걸린 틱톡은 ‘중국 DNA’를 지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디즈니 고위인사 출신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고, 콘텐츠 정책의 의사 결정은 비(非) 중국인에게 맡겼다. 장 회장은 중국사업의 상당 부분에서 손을 뗐으며 로스앤젤레스 지사에 설치한 투명성 센터를 워싱턴에도 설립하고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당초 미국 증시 상장을 꿈꿨으나 미국 견제가 심해지자 연내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며 계획을 틀었다. 틱톡이 중국 기업으로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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