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유력 차기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 민주당 대표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과 27일 전격 회동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지사의 대법 판결 이후 처음이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은 김 전 의원이 전국 순회 일정 중 하나로 경기도의회에서 예정된 기자 간담회에 앞서 이 지사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당권 경쟁자와 유력 차기 대선 후보간 회동이라는 점에서 연대 가능성을 두고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당 안팎의 관심 집중을 의식한 듯 이 지사 측은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덕담을 주고 받는 자리 일 뿐으로 김 전 의원 외에도 이낙연·박주민 의원 등 다른 당 대표 후보의 요청이 있을 경우 누구라도 만날 예정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지사와 김 전 의원의 도청사 접견실 회동에서는 서로 덕담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지사는 "우리 사회 최고의 과제가 지역주의 극복이고 국민 통합인데 김 후보께서 군포를 버리고 그 어려운 대구로 가서 떨어지고 또 붙었다가 떨어지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면서 "그게 우리 노무현 대통령께서 가셨던 길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님은 과거에 저를 (성남시장으로) 공천해주신 공천심사위원장이었다"면서 개인적 인연을 소개하며 "(지역통합의) 그 꿈을 잘 피우면 정말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제가 버린 건 아니고…"라면서, "지사님께서 우리 당의 여러 정책에 선도적인 제안을 해주시고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따르는 국민, 도민들한테 희망의 씨앗을 계속 키워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지만, 쓰임새가 당에 좋은 대선후보가 있지만 저처럼 품이 넓은 사람이 나서서 도전도 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 막상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고 당 대표 후보 출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두 사람은 취재진 앞에서 3분여간 공개적으로 만난 뒤 지사 집무실로 옮겨 15분간 비공개 면담을 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지난 19일 이 지사와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누구하고도 만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이날 기자 간담회 이후 수원·부천·고양시의회와 안산 4·16 기억저장소를 방문한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