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가전업체 다이슨의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은 2018년 개발자들에게 “한국 소비자를 겨냥해 가볍고 성능 좋은 청소기를 개발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청소기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면 흡입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라는 얘기였다.
다이슨의 엔지니어 200여 명이 매달려 개발한 결과물이 23일 공개됐다. 다이슨은 이날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청소기 신제품 ‘옴니 글라이드’와 ‘디지털 슬림’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존 처칠 다이슨 무선청소기사업부 부사장은 “디지털 슬림은 한국 시장을 위해 탄생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한국 소비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청소기를 자주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바닥 청소에 집중하는 다른 국가 소비자들과 달리 매트리스·침구까지 청소하고, 먼지에 극도로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을 겨냥해 가볍고 강력한 청소기를 개발해 선보인 이유다. 항공기 알루미늄 소재가 쓰인 디지털 슬림(사진)은 무게가 1.9㎏으로 소형 아령(2㎏)보다 가볍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옴니 글라이드에도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기능을 갖췄다. 처칠 부사장은 “한국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2.7%가 가구 주변과 아래를 청소할 때 가장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옴니 글라이드는 미끄러진다는 뜻의 제품명처럼 청소기 헤드가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이슨은 신제품 가격을 크게 낮췄다. 옴니 글라이드는 54만9000~69만9000원, 디지털 슬림은 79만9000~89만9000원으로 100만원이 넘던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다. 가전업계는 다이슨이 신제품을 앞세워 한국 시장 재탈환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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