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새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6·17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이 확대되면서 인기 지역 쏠림이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첫 민간분양 아파트인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투시도)의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결과 350가구 모집에 4만727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35.1 대 1에 달했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더샵송도그린워크3차’도 전날 1순위 모집에서 63.5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인천에서 분양한 ‘운서2차SK뷰스카이시티A7블록’은 미달이 났다. 814가구 모집에 602명이 신청해 0.7 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이 단지가 있는 중구는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강화된 대출규제와 전매제한을 적용받는다. 가수요 진입이 차단된 데다 실수요자의 대출 한도까지 줄어든 게 원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서 신동아건설이 분양한 ‘행신파밀리에트라이하이’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1순위 40가구 모집에 1395명이 청약해 37.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규제지역인 용인 처인구에 공급된 ‘용인세영리첼’은 미달이 났다. 광주 초월읍에서 분양한 ‘쌍용더플래티넘광주’는 당해지역에서 미달됐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겹규제를 받고 있는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롯데건설이 길음동에 공급한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123가구 모집에 1만4705명이 몰리면서 119.6 대 1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공급될 예정인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등에서도 높은 경쟁률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규제지역이 확대될수록 먼저 규제를 받은 인기 지역의 ‘페널티’는 없어진다”며 “앞으로 서울 등 인기 주거지역 쏠림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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