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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가 하락 막는 코로나19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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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모더나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후보 물질(mRNA-1273)에 대한 뉴스가 지난 이틀간 세계 증시를 달궜습니다.
지난 13일 장중 갑자기 꺾여 대규모 조정에 대한 우려를 낳았던 뉴욕 증시는 '하락방지 백신'을 맞은 듯 완연히 살아났습니다.

14일 개장 전 모더나가 오는 27일부터 대규모 임상 3상에 돌입한다는 기사에 나왔고, 장 마감 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모더나의 1차 임상결과와 관련된 검증논문 내용이 알려지면서 세계 증시가 덩달아 폭등했습니다.



사실 1차 임상 결과는 이미 지난 5월18일 발표가 되어 세계 증시를 끌어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 모더나는 "지난 3월부터 성인 남여 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백신 후보 물질 1차 임상 결과 참가자 전원에서 항체가 형성됐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리고 오는 7월 3차 임상을 시작할 수 있으며 안전이 확인되면 내년 초 백신을 출시할 수 있다고 발표했었죠.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검증내용도 사실 그때 발표와 똑같습니다. 똑 같은 뉴스에 다시 한번 오른 것입니다. 다만 외부 전문가들이 이를 검증해 논문으로 발표한 것이 달랐습니다.

모더나의 주가는 어제 4.54% 오른 데 이어 이날도 5.18% 올라 다시 주당 80달러를 회복했습니다. 지난 5월18일 발표 직후 기록했던 주당 80달러로 다시 복귀한 겁니다.



월가 관계자는 "현재 200여개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중이며 모두 올해말 혹은 내년 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는 만큼 백신 관련 뉴스가 계속해서 쏟아질 것"이라며 "이런 뉴스가 지속적으로 시장에 희망을 주면서 큰 폭의 조정은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2차 확산이 대규모로 이어진다해도 백신이 개발될 경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모든 문제가 한방에 해결될 것이고 증시는 이를 축복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현재 임상 3상에 들어간 백신이 4개, 2상이 11개, 1상에 15개에 달하며 아직 임상을 시작하지 않은 백신은 135개가 넘습니다. 심지어 제한적 사용승인을 받은 백신도 1개 있습니다.



관련 뉴스는 계속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15일(현지시간)에도 영국 매체들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공동 개발 중인 백신 후보에 대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으로 20일께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뉴욕 증시는 급등세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13일에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 'BNT162'이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백신에 대한 기대는 지난 며칠간 시장 추세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며칠째 다우 종목들이 나스닥의 기술주보다 더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이날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라인은 모두 14% 이상 폭등했습니다.
백신이 나오면 코로나바이러스 수혜주인 기술주보다 피해를 봤던 주식들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다만 백신 개발이 최종적 성공한다는 보장은 아직도 없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백신 후보물질(약화된 병균)을 주입하면 대부분의 경우 항체가 형성되는데, 중요한 건 이 항체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인지, 얼마나 지속되는 지, 또 부작용은 없는 지 등의 여부"라고 말했습니다.

모더나의 백신 1상 검증논문을 보면 45명 중 두 번 백신을 맞은 42명에게서 중화항체가 형성됐습니다. 하지만 애초 임상시험 대상이던 105명 중 두차례까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45명에 그칩니다. 나머지가 왜 두번째 백신을 맞지않았는 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유는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용량인 250㎍와 100㎍ 투약군의 경우 두번째 백신을 주입한 뒤 모두가 부작용을 신고했습니다. 특히 250㎍ 투약군 중 21%는 발열, 오한, 두통, 메스꺼움 등 하나 이상의 심각한 이상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전체 참가자의 절반 이상은 피로감, 두통, 오한, 근육통, 통증 등을 경험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 정도 부작용이라면 꽤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계했습니다.

모더나의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인사들의 지속된 주식 처분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습니다. 내부인들은 작년 9월부터 매입한 주식의 274배에 달하는 주식을 내다팔았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백신이 성공한다면 주가가 더 오를텐데 일관해서 매도하는 건 이상하다"면서 "임상 2상이 끝났는 데 아무런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는 점도 꺼림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스케쥴이라면 모더나의 임상 3상 결과는 대략 10월께 나올 것입니다. 미국의 대선(11월3일)이 막판에 치열하게 붙었을 때일 것입니다.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임상 3상의 내용 발표를 밀어부치거나 부분적으로 유리한 부분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모더나의 백신 개발에는 미 연방정부의 자금 5억달러가 투입되어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백신뉴스는 지속적으로 나올 겁니다. 그리고 시장의 '만병통치약'에 대한 기대는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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