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이끈 삼성전자가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 시대의 비전을 제시했다. 6G는 내년부터 개념 및 기술 요구사항 논의를 시작으로 표준화가 착수되고, 이르면 2028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경부터 6G 본격 서비스…"5G 대비 속도 50배 빨라"
삼성전자는 14일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이라는 6G 비전을 제시하면서 6G 관련 백서를 공개했다. 백서에 따르면 6G 시대는 2030년경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지며 △초실감 확장 현실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 서비스가 새롭게 등장한다.삼성전자는 6G 시대 주요 트렌드로 △커넥티드 기기의 폭발적 증가 △인공지능(AI) 활용 통신기술 확대 △개방형 협업을 통한 통신망 개발 △통신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발전 등을 선정했다.
6G 최대 전송속도는 1000기가비피에스(Gbps)이고 무선 지연시간은 1000마이크로초(μsec·100만분의 1초) 수준이다. 5G 대비 속도는 50배 빨라지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줄어드는 셈.
삼성전자는 6G는 모바일 단말기의 제한적 연산능력을 극복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성 요소들의 최적화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여기에 네트워크 구성요소들이 실시간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최적화하는 데 AI가 기본 탑재되는 '네이티브 AI' 개념이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기술 발전과 사용자 정보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보안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신뢰성 확보도 요구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6G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가 필요한 후보 기술로는 △테라헤르츠(THz) 주파수 대역 활용을 위한 기술 △고주파 대역 커버리지 개선을 위한 새로운 안테나 기술 △이중화 혁신 기술 △유연한 네트워크 구성, 위성 활용 등 네트워크 토폴로지 기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주파수 공유 기술 △AI 적용 통신 기술 등을 꼽았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자신감으로 6G 시대도 선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는 미래 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선행연구 조직인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다.
최성현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전무)은 "현재 5G 상용화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이동통신 기술의 한 세대가 10년인 점을 고려하면 6G 준비가 절대 이르지 않다"며 "삼성전자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근간으로 6G 기술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향후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6G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에 본격 참여해 기술 제안과 표준화 완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5G 상용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끌었고,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 통신사들에 5G 상용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대 10Gbps 초고속 통신이 가능한 28GHz 통합형 기지국, 단독모드(SA) 가상화 코어 장비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 AI와 드론을 활용한 네트워크 최적화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5G 신기술 개발을 통한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