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잠정 실적 기준)을 달성한 배경 중 하나인 최대 고객사 애플의 보상금 지급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애플의 보상금 규모가 약 1조1400억원(9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디스플레이 전문 조사업체 DSCC는 보고서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와 약속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을 구입하지 않아 배상한 금액이 1조1428억원"이라고 언급했다.
애플은 통상 거래 기업에 일정 수준 물량 구입을 약속 하며 전용라인을 운영한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는 중소형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계약한 내용은 애플이 아이폰 제조용으로 일정 물량을 보장한 뒤, 실제 주문량이 줄어들면 삼성이 입는 손실에 대해 애플이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이 2분기 삼성전자에 구입한 물량은 약 9000억원(7억4970만 달러)이다.
DSCC는 "올 2분기 보상금은 1년 전 패턴처럼 지난해 2분기 OLED 패널 주문 감소로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9억5000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애플이 이번에도 OLED 구매 목표치에 미달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7일 연결기준으로 2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줄었지만 영업익은 22.73%나 뛰었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깜짝 실적' 기준인 7조원 선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히려 특수를 맞은 반도체 부문의 호실적과 생각 외로 빠르게 회복한 스마트폰 및 가전 사업이 깜짝 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이지만, 디스플레이 사업의 1조원 안팎 일회성 수익 역시 이같은 예상외 영업익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세부 금액은 고객사와의 계약 내용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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