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폐쇄회로)TV에 잡힌 박원순 서울시장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공개됐다.
10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10~15초 분량의 CCTV를 보면 박원순 시장은 전날 오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10시44분께 서울 종로구 가회동 공관을 나섰다. 검은색 점퍼와 바지, 모자를 착용한 박원순 시장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배낭을 멨다. 모자를 눌러쓴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골목을 걸어 나갔다.
이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53분 와룡공원 배드민턴장 인근 CCTV에서 포착됐다. 이 영상 속 박원순 시장이 생전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박원순 시장은 공관에서 나온 뒤 연락이 두절됐고 박원순 시장의 딸은 오후 5시17분쯤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있다"며 112에 실종신고 했다.
경찰은 신고접수 후 CCTV 분석을 통해 박원순 시장이 오전 10시53분께 와룡공원 인근에서 북악산으로 진입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박원순 시장의 휴대전화는 오후 3시49분께 서울 성북구 핀란드 대사관저 주변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후 꺼졌다.
경찰은 박원순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북악산 일대에 경력 770여명을 투입해 전면수색에 나섰고, 수색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1분께 서울 성북구 북악산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지점에서 박원순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박원순 시장이 공관에서 와룡공원까지 택시를 이용했고 공원에서부터 발견 지점까지는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 발견 후 경찰은 브리핑에서 "타살 혐의점은 없지만 CCTV 분석을 통해 구체적 경위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공관 책상에 남겨둔 유서에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