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연이틀 휴가를 냈다.
추 장관은 8일 오전 페이스북에 한 사찰에 서 있는 자신의 뒷모습 사진을 게재, "산사의 고요한 아침이다"라며 "스님께서 주신 자작나무 염주로 번뇌를 끊고 아침 기운을 담아본다"고 적었다.
이어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 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이라고 말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 방문을 위해 오후 반차를 쓴 것으로 알려진 추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하루 더 연가를 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관해 윤 총장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최근 상황과 앞으로의 조치, 대응 등에 대한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지난 2일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과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 보장 및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할 것을 지시한 뒤 3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이날로 6일째 침묵 중이다.
법무부는 이에 전날(7일)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 최종적인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다"며 "검찰총장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의 지휘사항을 문언대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한 바 있다.
또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법무부를 통해 출입기자단에 입장문을 내고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답이 늦어지자 마감시한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입장 발표가 더 늦어지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으로도 읽힐 수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