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인테리어와 운전자 위주의 편의성
-안정적인 파워트레인과 후륜구동기반의 4WD
10년이라는 세월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하지만 변화를 통해 발전을 이룰 만한 기간으로는 충분하다. 모하비는 지난 13년 간 상품성 개선을 거치며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지난해 9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모하비는 스스로에게 '더 마스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상품성에 대해 자신이 넘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직 헤리티지를 논하기엔 이른 역사이지만 기아차 SUV 라인업 내에서의 존재감이나 탄탄한 기반의 마니아층은 모하비만이 가진 중량감을 입증한다. 세월 속에서 더욱 성숙해진 모하비 더 마스터(이하 모하비)를 시승했다.
▲디자인
모하비의 크기는 길이 4,930㎜, 너비 1,920㎜, 높이 1,790㎜, 휠베이스 2,895㎜이다. 과거와 비교해서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 전면부는 컨셉트카에서 보여준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했다. 양끝으로 연결된 라디에이터 그릴의 연장선은 차체를 더욱 웅장하게 한다. 세로 형태의 버티컬 큐브 주간주행등은 풀 LED 헤드램프까지 이어지고, 라디에이터 중앙부는 기아차의 개성을 한껏 반영했다. 범퍼 하단의 양끝단에는 반광크롬 테두리를 이용한 LED 안개등이 위치하고, 하단에는 반광크롬 몰딩이 마치 스키드 플레이트의 모양으로 자리한다.
측면부는 이전의 벨트라인과 A~D 필러의 디자인은 같으나 휠 하우스 부분은 차체일체형 색상의 몰딩으로 세련된 도시형 SUV의 모습을 가미했다. 도어 하단에는 길다란 반광크롬 도어가니쉬와 'MOHAVE' 음각으로 세련미를 더했으며, 20인치 휠과 타이어로 모하비의 역동성을 한층 더 강조했다. 하지만 사이드 스텝이 기본 적용된 점은 디자인 면에서 아쉽다. 1, 2열 2채널 터치센싱 도어핸들이 적용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후면부의 상부는 버티컬 큐브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양쪽 끝으로 이어지며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 거기에 중앙의 'MOHAVE' 레터링이 힘을 실었다. 하단부는 듀얼 트윈팁 데코 가니쉬로 고성능을 강조했지만 실제 머플러는 싱글머플러이다. 루프에는 루프랙과 일반 선루프가 적용됐다. 이전 차종에는 트렁크 상부의 스포일러가 없었기에 트렁크 상부 끝단이 밋밋한 느낌이었으나 지금은 뒷유리창 양끝단 절반정도까지 확장된 스포일러 장착으로 후미가 더욱 살아난다. 물론 공력저항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실내는 일단 화려하다. 과거의 모하비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전면 데쉬보드부터 트렁크 내장 트림까지 모두 새롭게 변경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데쉬보드의 12.3인치 인포테인먼트와 마스터즈 트림에 적용된 12.3인치 TFT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이다. 최근 트렌드에 잘 맞췄다. 물론 이 정도까지 필요 없는 소비자들에게는 7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도 플래티넘 트림에 준비돼 있다. 다만 플래그십 차종에 운전석은 10웨이, 조수석은 4웨이 시트조절인 것은 많이 아쉽다. 기어레버는 버튼이나 다이얼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직관적이고 편할 수 있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의 적용으로 이전의 족동식 주차 브레이크 패달은 사라졌다.
안전 품목으로는 1,2열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가 전 트림에 기본이다. 또 전좌석 시트벨트 리마인더가 적용된다. 이제 대부분 플래그십 SUV 차종에는 기본 적용된 된 9에어백과 VSM,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 등도 마련됐다. 올해 5월 출시된 마스터즈 그래비티 트림의 경우에는 내장에 알칸타라가 적용됐다. 그러면서, 6인승 2열에는 컵홀더를 추가했다. 하지만 6인승 2열 시트 가운데 센터 콘솔이 빠진 것은 아쉽다. 플래그십 6인승 SUV의 최상위 트림이라면 2열 독립시트 가운데 센터 콘솔 정도는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조수석 글로브 박스 내부는 마감처리가 어설프다. 최상위 SUV인데 글로브 박스 내부의 마감처리가 빠진 것은 아쉽다.
▲성능
모하비 파워트레인은 최고 260마력, 최대 57.1㎏·m의 토크를 뿜어내는 V6 터보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후륜기반 전자식 4륜구동을 갖췄다. 요소수를 사용하며 강화된 유로6에 대응하는 V6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대중적인 국산 SUV로는 모하비뿐이다. 주행모드는 크게 2가지로 드라이브 모드와 터레인 모드를 제공하며 세부적으로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노우, 머드, 샌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시동을 거니 V6 디젤 엔진의 부드러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비록 최근 300마력 이상의 고출력 트윈터보 3.0ℓ 디젤은 아니지만 모하비의 심장으로는 충분하다. 기아차에서도 오랫동안 사용한 엔진이다. 후륜기반의 8단 자동변속기도 부드러운 변속감을 선사한다. 대형 SUV의 경우 변속 속도가 빠른 것보다는 여유롭고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면서 오랜 기간 고장 없이 운용할 수 있는 변속기가 더 낫다는 생각이다.
어느 정도 엔진과 친숙해진 후 시내 도로를 달렸다. 4륜구동 표시 모드를 활성화하니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정차에서 출발 시 4륜의 전·후 동력 배분을 5:5로 사용하면서 기어변속에 따라 배분을 계속 5:5에서 4:6정도로 유지한다. 이전 쏘렌토 시승에서 보여준 전륜기반 4륜은 기어변속이 이뤄지면서 전후 동력배분이 각 기어단수에 따라 계속적으로 1:9까지 변했던 것과는 다르게 모하비는 동력 배분이 5:5와 4:6을 유지했다. 이러한 세팅이 도심 주행에서의 효율을 낮추는 요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약 110㎞ 시내 주행에서의 효율은 ℓ당 6.6㎞를 기록했다. 실제 20인치 타이어, 7인승의 인증 효율은 ℓ당 도심 8.3㎞, 고속도로 10.9㎞, 복합 9.4㎞이다. 효율은 3.0ℓ 디젤엔진을 가진 대형 SUV로는 무난한 수준이지만 온로드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시승에서 험로 주행은 못했지만 도심 주행에서의 모하비 서스펜션은 운전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했다. 구형 모하비보다 도로 노면 상태에 따른 승차감은 확실히 개선됐다. 엔진 출력은 부족하지 않기에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모하비에 적용된 드라이브 와이즈도 신경을 곤두서지 않고 편안하게 고속도로와 고속화도로를 달릴 수 있는 영민함을 보여줬다.
▲총평
모하비 더 마스터는 기아차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대형 SUV이다. 기아차의 헤리티지를 계승할 차로는 분명 충분한 매력을 가졌다. 기아차가 다른 라인업에서 강조하는 정숙함과 안락함, 부드러운 주행감각은 누리기 어렵지만 정통 SUV로서의 존재감이 확실한 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종설이 솔솔 제기된다. 보다 승용에 가까운 상품성을 갖춘 플래그십 SUV의 출현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지금의 모하비 더 마스터가 더욱 소중할 수 있다. 시승차의 가격은 5,460만원이다.
박재용 자동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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