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일 전기 배터리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회동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현대차그룹과 SK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만날 예정이다.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SK 공장에서 배터리 관련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연구개발(R&D) 부문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이어 두 총수는 오찬을 함께 하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양 그룹간 구체적인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총수 만남에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참석한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삼성SDI와 함께 국내 3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이며, 내년 초부터 양산되는 현대·기아차의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현대차에 5년간 납품할 E-GMP 1차 물량만 10조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가 이르면 하반기 발주할 3차 E-GMP 물량도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 사의 총수들은 또 이날 전기차 외에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들어갈 배터리에 대해서도 협업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의 '배터리 회동'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충남 천안 삼성SDI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는 충북 오창 LG화학 공장에서 구광모 회장과 만나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전고체 배터리 등에 대한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차전지株 또 달릴까?
정 부회장의 배터리 회동 소식에 2차전지주(株)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정의선 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깜짝 만남에 2차전지주는 급등했다. 5월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동화기업이 가격제한폭(29.85%)까지 오른 2만175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모신소재가 23.10% 급등한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14.97%) 신흥에스이씨(10.95%) 일진머티리얼즈(8.01%), 포스코케미칼(5.96%) 등도 동반 급등했다.
구광모 회장과의 회동 당일인 지난달 23일에는 동화기업(7.25%) 신흥에스이씨(0.51%) 등은 올랐지만, 코스모신소재(-1.16%) 에코프로비엠(-0.08%) 일진머티리얼즈(-1.42%) 포스코케미칼(-0.76%) 등은 내리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업종은 대표적인 성장 산업 가운데 하나로 향후 2차전지주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