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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비대면 특수'…코로나에도 반도체 영업익 60%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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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더 투자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대규모 낸드플래시 투자 사실을 알리며 공개한 자사의 ‘성공 방정식’이다. 예측하기 힘든 위기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한 게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됐던 올 2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6조5970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확고한 기술력과 꾸준한 투자, 철저한 조직관리 등이 ‘깜짝 놀랄 실적’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초격차 전략의 성공
삼성전자가 7일 공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의 3분의 2는 반도체 사업에서 나왔다. 전체 8조1000억원 중 5조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3조4000억원) 대비 58.8%, 지난 1분기(3조9900억원)보단 35.3% 급증한 수치다.


연초 이후 6월 말까지 D램 고정거래가격이 17.8%, 낸드플래시는 5.9% 오르며 반도체 사업의 실적 증가는 일부 예견됐다. 하지만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산업계에선 ‘고성능 반도체를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3월 세계 최초로 1세대(1X) 10나노 D램 모듈 100만 개를 ‘EUV(극자외선)공정’으로 생산했다.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4세대(1a) 10나노 D램 양산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EUV 장비를 활용하면 웨이퍼에 미세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어 칩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초소형·고용량·저전력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반도체를 구입하는 업체로서도 긍정적이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현재 주력 제품인 96단 낸드를 발판으로 1분기 기준 세계 낸드 시장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적층단수가 높을수록 낸드 생산성이 커져 삼성전자 실적에 도움이 된다. 2018년 4분기부터 낸드사업에서 적자를 기록 중인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전자 홀로 이익을 내고 있는 이유다.
TV·가전에서도 신제품 대거 출시
TV와 가전사업에서 예상보다 높은 이익을 거둔 것도 ‘기술 경쟁력’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TV와 가전사업을 하는 CE(소비자가전)부문에서 45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당초 전망과 달리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냈다.

TV에선 QLED 관련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8K(초고화질) TV에서 테두리를 없앤 ‘인피니티 스크린’을 적용해 제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대신 좀 더 대중적 제품인 4K(고화질) QLED TV의 가격은 낮추고 라인업을 늘렸다. 삼성의 투트랙 전략은 6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북미·유럽 시장에서 TV부문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졌다. 가전은 그랑데AI 등 신제품을 출시하며 국내시장 공략에 나선 게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북미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당초 약속한 물량을 주문받지 못한 대가로 9000억원 가까운 ‘보상금’을 받은 것도 독보적인 기술력 덕분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일정 주문을 못 넣으면 보상하겠다’는 조건을 걸고서라도 납품받아야 하는 게 삼성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이라고 말했다.
불확실한 3분기…이 부회장 리더십 절실
산업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 2분기 ‘깜짝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2분기에만 △충남 천안 삼성SDI 사업장 방문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현장점검 △경기 화성 반도체연구소 미래전략 간담회 △수원 생활가전사업 경영진 간담회 △삼성디스플레이 현장점검 △천안 반도체 장비 자회사 세메스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3분기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꾸준한 선전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이 되면 기존에 짜 놓은 사업전략이 무용지물이 된다”며 “갈팡질팡하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잡는 총수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정수/송형석/이수빈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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