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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선박 즐비한 프랑스 항구 도시 '라 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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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항구 도시 라 시오타. 15세기부터 '어부들의 도시'로 유명해진 곳이지만 오늘날엔 '요트의 메카'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슈퍼요트(길이 50m 이상) 7척 중 1척은 이곳을 거쳐가며, 대형 요트 10%는 이곳에서 정비를 받는다고 한다.

정박지는 선박 300척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매년 이맘때면 라 시오타 항구는 한산한 모습이다. 정비를 마친 요트들이 항해를 떠나는 시기여서다. 라 시오타를 떠난 요트들은 바다를 한창 여행중이거나 깐, 셍뜨호뻬 등 인근 도시에 들러 휴식을 취할 때다.

하지만 6일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라 시오타의 풍경은 조금 다르다. 정비를 마치고 항해를 떠났어야 할 요트들이 정박된채 그대로 바다에 둥둥 떠있다는 전언이다. 이를 두고 '유령 선박이 즐비해 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이 중엔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한때 보유했던 길이 115m짜리 초대형 요트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는 이를 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붕괴된 프랑스 관광산업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 봉쇄조치를 해제했음에도 관광산업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는 얘기다.

연간 9000만명에 달했던 프랑스 관광객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99%가까이 급감했다. 클레어 베하 코트다쥐르지역 관광위원회 국장은 "세계적인 행사인 칸 영화제가 취소됐고 요트 소유주를 포함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관광 산업에 코로나19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 지역 관광산업이 입은 타격이 13억유로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관광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 대신 프랑스인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라 시오타 항구에 있는 식당 라 메종의 매니저는 "프랑스인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지만 매출은 평소의 3분의 1수준"이라며 "프랑스인들은 독일, 유럽 등 외국인 관광객보다 돈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해외 관광객 방문이 회복돼야 관광산업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인 관광객은 이 지역에서 하루 평균 지출하는 금액은 58유로에 불과하다. 반면 러시아·미국·중동에서 온 관광객은 이 보다 세 배 이상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부로 유럽 지역 여행 제한 조치가 대부분 풀렸지만 관광 산업 부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달 접수된 호텔 및 휴가지, 야영지 등 예약은 평소의 20%에 불과하고 다음달에도 40%에 그칠 전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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