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브라이슨 디샘보(27·미국)의 벌크업 실험이 통했다. 디섐보는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350야드가 넘는 장타를 앞세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디샘보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GC(파72·732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디샘보는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단독 2위 매슈 울프(21·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디샘보는 2018년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 이후 1년10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디샘보는 1번홀(파4)부터 드라이버를 363야드 보내며 버디를 잡아냈다. 3번홀(파4)과 4번홀(파5), 7번홀(파5) 등에서도 잇따라 버디를 추가했다.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할 때까지만 해도 낙승의 조짐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쉽게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4번홀(파5) 2번째 샷이 페널티 구역에 빠지며 보기를 범한 것. 그러나 디샘보는 16번홀(파4)에서 약 9.2미터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디샘보는 17번홀(파5)과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울프는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 단독 2위. 17번홀에서 시도한 회심의 이글 퍼팅이 홀 앞 1㎝에 멈춘 것이 뼈 아팠다.
디섐보는 다양한 실험으로 골프계에선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린다. 이번 시즌엔 장비 실험은 물론, 몸을 불려 힘을 키우고 드라이브샷 거리를 크게 늘리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성적도 좋았다.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공동 5위 이후 6개 대회 연속 톱10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디섐보는 이 기록을 7개 대회로 이어 가게됐다.
국내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경훈(29)은 마지막 날 4타를 줄이면서 10언더파 278타 공동 45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기곰' 임성재(22)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53위, 김시우(25)와 노승열(29)은 나란히 8언더파 280타로 공동 57위로 대회를 마무리 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