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팀 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철인 3종 경기 선수 사건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박 시장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소속팀 감독과 팀 닥터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고인이 되신 고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화가 난다. 참담하다. 바꾸자고 했고, 많이 바뀐 줄 알았다"며 "그러나 이번 사건을 보면서 여전히 집단폭력에 노출된 채 운동을 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라고 반문한 뒤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일탈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인권은 여전히 뒷전이고, 승리와 성공만을 최고라고 환호하는 우리의 인식과 관행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게 박 시장의 판단이다.
그는 "21세기에도 전근대적 집단주의 문화는 관성처럼 남아있고, 합리적 개인의 삶은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저울추가 고장난 게 분명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사람의 가치보다, 인격의 가치보다 결과와 성적이 더 소중하게 여겨지는 세상의 가치가 잘못돼 있음이 분명하다"면서 "교육이 잘못되고, 사회가 비틀어지고, 정치가 무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반성하겠다. 다시금 해법을 찾아 나서겠다"면서 "서울시의 울타리 안에 유사한 일이 없는지 살펴보겠다. 어떤 폭력과 인권의 침해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