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관계자들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23)의 장례식장에 일부 가해자들은 방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는 생전에 최숙현 선수를 괴롭혔던 일부 가해자들이 조문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감독은 오히려 경찰 고소 건과 관련해 "봐 달라"는 취지의 문자만 유족에게 몇 차례 보냈다고 했다.
최숙현 선수 아버지는 "숙현이를 괴롭히던 남자 선수가 조문을 왔었다. '네가 정말 사죄할 마음이 있거든, 숙현이 모신 납골당 가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족들은 평소 최숙현 선수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올 초 국가인권위원회 방문은 물론 경찰 형사고소,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신고, 철인3종협회 진정도 시도했다. 최숙현 선수 사망 하루 전까지 인권위에 진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에는 최숙현 선수 뜻에 따라 변호사도 선임했다. 하지만 고소장을 접수하자 경찰은 "(운동선수 폭행은) 벌금형 정도 나올 거고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미온적 뉘앙스를 보여 최숙현 선수가 많이 힘들어했다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는 전했다.
이어 최숙현 선수 아버지는 "조문 온 후배와 동료들이 아이(최숙현 선수)가 착하고, 후배들이 많이 따르던 선수였다고 했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숙현이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부디 비슷한 피해를 겪는 선수가 더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