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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면서 태연하게 "찌개 끓었습니다"…故최숙현 녹취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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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 내 관계자들의 학대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23)가 가혹행위를 당할 당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최숙현 선수의 유족은 지난 1일 팀 관계자들이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는 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해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의 상황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녹취록에서 팀닥터는 "나한테 두 번 맞았지? 너는 매일 맞아야 돼","그냥 안 했으면 욕먹어" 등의 말을 내뱉으며 20분 넘게 폭행을 이어갔다. 이어 최 선수의 선배로 추정되는 선수를 불러 "너는 아무 죄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뺨 때리기를 비롯해 신체를 폭행했다.

팀 감독은 최 선수에게 폭행을 가하던 팀닥터에게 "선생님 한잔하시고 하시죠. 콩비지찌개 끓었습니다" 등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술을 마시며 최숙현 선수의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차며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밀쳤다.

녹취록에는 팀닥터가 "이빨 깨물어. 뒤로 돌아"라며 최 선수를 세운 뒤 폭행하는 소리도 담겨있다. 감독이 "죽을래? 푸닥거리 한 번 할까?"라는 말로 최숙현 선수를 위협하자 최숙현 선수가 두려움에 찬 목소리라 "아닙니다"라고 대답하는 음성도 담겨있었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를 지낸 최숙현 선수는 소속팀 감독에게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지도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인 최영희 씨는 "감독과 팀닥터의 폭행과 언어 폭행, 학대도 있었고 (감독) 모르게 빵을 사 먹다 들켜서 선수 3명한테 빵을 20만원어치 사 온 다음 그걸 다 먹어야 재우는 가혹행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 26일 새벽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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