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지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제언했다.
전경련은 주요국의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항공사 자산 대비 지원 비율이 7.1%로 미국, 독일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현재 대한항공 1조2000억원, 아시아나항공 1조7000억원 등 대형항공사(FSC)에 2조9000억원을,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30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정부 지원을 받은 항공사 7곳의 작년 말 기준 자산 합계가 44조9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자산 대비 7.1%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미국, 독일 등 주요국의 항공업계 지원은 더 과감하다고 전경련은 전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은 250억달러(약 30조4000억원) 규모의 여객 항공사 임금지원프로그램(PSP)을 마련했다. 지원금의 70%는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나머지 30%는 대출로 지원해 일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등 주요 6개 항공사 기준으로 213억달러(약 25조6000만원)를 지원했다. 이는 항공사 자산 대비 10% 수준에 달한다.
별도의 대출 프로그램(250억달러 규모)도 운영 중이다.
독일은 기간산업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해 루프트한자에 총 90억유로(약 12조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루프트한자 자산 규모(427억유로)의 21% 수준이다. 3억유로는 루프트한자 지분 20%를 매입하는 데 사용했으나 주식 의결권은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행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역시 지난 9일 항공우주산업에 150억유로(약 20조원)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에어프랑스에만 70억유로(약 9조5000억원)를 지원한다. 항공기제조사 에어버스에 대한 지원도 포함됐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주요국은 항공산업이 중요 기간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기간산업안정기금, 채권매입기구(SPV) 등을 적극 활용해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세제 개편과 시장에 의한 산업 재편을 지원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항공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지난 5월 올해 글로벌 항공여객수요가 지난해 대비 최대 7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한국의 지난 5월 국제선 여객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98.2% 추락했고, 전체 여객 실적은 80.3% 감소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