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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이어 절까지…코로나 전방위확산 종교시설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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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등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하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광주 지역 사찰까지 퍼지면서 종교 시설 전방위로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종교시설을 통한 감염 확산을 우려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의 종교 활동이나 소모임, 수련회 등을 가급적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9일 정오 기준으로 경기 안양시 주영광교회와 관련해 교인 2명을 비롯한 4명이 추가 확진돼 관련 감염자 수가 누적 2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교인 수가 9000여명에 달하는 경기 수원시 중앙침례교회에서도 관련 감염자 4명이 더 나와 누적 확진자는 7명으로 늘었다.

방대본은 중앙침례교회에서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 방역수칙은 잘 지킨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추가 감염자가 나온 만큼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감염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먼저 증상이 나타난 초기 환자 가족 외에 4명이 더 확진된 것은 지인간 만남을 통해 1명이 전염됐고 (그후) 그 지인, 가족에 전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서도 1명이 추가로 확진돼 관련 누적 환자 수는 28명이 됐다. 특히 왕성교회의 경우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 지인 등으로 감염 전파가 이어지는 'n차 전파'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정 본부장은 "왕성교회의 경우 교인으로 인한 2차 감염에 이어 직장 동료까지 확진된 상황"이라며 "2~3차 감염까지 어느 정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종교시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찬송, 식사 등 침방울(비말)이 많이 전파될 수 있는 활동이 많았다"며 "또 증상이 있는데도 예배에 참석해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개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역당국은 최근 광주·전남 일가족 확진사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광주광역시 동구 소재 사찰인 광륵사와의 관련성을 확인했다.

이들 확진자는 광륵사에서 열린 예술제, 불교대학, 면담 등에 참여해 접촉자 76명이 확인됐다. 감염 시기는 승려 또는 방문객 중 누가 먼저인지 뚜렷하지 않지만 양쪽 모두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확진자는 방문자 8명, 접촉자 4명 등 12명이며 거주지역은 광주 7명, 전남 3명, 전북 1명, 경기 1명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접촉자 76명에 대해 추가조사 및 검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시도 즉시 광륵사의 시설 폐쇄 조처를 단행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29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2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2주간 광륵사에 대해 시설 폐쇄와 집합 금지 행정 조치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륵사에서는 20일 '생전예수재' 행사가 열렸으며 나머지 기간에는 면담 등으로 승려와 신도의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섭 시장은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물 샐틈 없는 방역망 구축도 중요하지만 방역당국 노력만으로는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민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마스크 착용, 생활 속 거리 두기, 손 씻기 등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대 개신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와 예장 통합교단이 전국 단위 행사를 강행하기로 해 보건당국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는 백신과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의 의료·방역체계, 사회 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속도를 억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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