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남부지방에서 한 달 가까이 쏟아진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소문마저 돌아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27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올 6월 장마가 시작된 이래 남부지역에 5차례 강한 폭우가 내렸다. 중국 기상대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연속 23일째 집중호우주의보를 발동했다. 이번 폭우로 인해 중국 남부 쓰촨·광둥·구이저우·광시·후베이·후난 등지에 주택이 잠기거나 도로가 끊어지는 피해가 발생해 1122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폭우의 강도와 피해 범위가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9300여채의 주택이 붕괴됐고 17만1000여채는 크고 작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 피해 면적은 86만1000㏊(헥타르)에 이르며 경제적 손실은 241억위안(약 4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서남부 충칭시 치장에서는 1940년 이래로 80년 만에 최악의 홍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2일 홍수 적색 경보가 발동된 가운데 강물의 수위는 '100년 만의 대홍수'란 말을 들은 1998년 당시를 넘어섰다. 이날 오후 8시 수위는 205.85m를 돌파했다.
홍수로 충칭시 대부분의 상가가 침수됐고 하천지역의 전력은 차단됐다. 현지 주민들은 "1998년 대홍수 이후 가장 큰 홍수였는데 빨리 대피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길을 가던 중년 남녀가 홍수에 휩쓸려 넘어갈뻔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수로 길을 가던 두 남녀는 물살에 떠밀려 갈 뻔했지만, 지나가던 행인들이 물속으로 뛰어들어 이들을 구했다. 구조된 두 남녀는 "감사하다"며 연신 인사를 했다.
같은날 구이저우성에서도 폭우로 불어난 물이 다리 아래로 쏟아지면서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는 수 많은 구조대가 출동했다.
지난 24일 오전 2시 구이저우 다산마을에서 홍수로 가옥이 침수돼 23명의 주민들이 고립돼 구조대원이 구조에 나섰다. 한 팀은 밧줄을 이용해 마을 농장에서 주민들을 구조했고, 다른 한 팀은 작은 배를 이용해 6시간 만에 주민 전원을 대피시켰다. 이날 강한 폭우로 구조대는 시내 곳곳에 구조를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구명조끼, 밧줄 등을 배부했다.
온라인에서는 남부 지역 홍수 피해를 촬영한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 시민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홍수로 수위가 높아져 가로등 꼭대기 부분만 보이는 모습과 한 초등학교에 있는 농구골대가 간신히 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 철로는 파괴되는 등 현지 주민 10만명이 긴급 대피했다.
누리꾼들은 "북쪽에 살아서 다행이다"면서도 "제발 비좀 그쳤으면 좋겠다" "공포스럽다" "코로나에 이어 홍수까지 올해는 재난이 많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여기에 6월말부터 7월초 사이에 중국 남부 지역에 4차례 더 큰 비가 내릴 것이란 기상대 예보에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이 붕괴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싼샤댐은 2000년 초반부터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크게 부각된 이후 올해 최강 폭우 사태로 다시 한번 붕괴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저명한 콘크리트 권위자이자 중국 건축과학원 교수 황샤오쿤으로 추정되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말한다. 이창(宜昌) 아래 지역은 달아나라"라는 글이 올라온 뒤 붕괴설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창 지역은 산샤댐이 위치한 곳으로 황 교수의 게시물은 쓰촨 산사태 이후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