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보도를 한 시민기자가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변호사 출신 여성 시민기자 장잔(張展)이 상하이에서 '공중소란' 혐의로 체포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포는 상하이 푸둥 지역 검찰 승인을 통해 이뤄졌으며, 장 씨의 가족은 장 씨가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켜 체포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혐의는 중국이 반체제 인사를 구금할 때 주로 적용된다.
상하이 주민인 장 씨는 지난 2월 초 우한을 방문해 자신이 본 상황을 트위터·유튜브 등을 통해 실시간 중계했다. 그는 중계를 통해 우한 지역 질병 확산에 대한 당국의 대처 방식과 인권침해 상황을 비판했다. 아울러 당국이 코로나19 심각성을 은폐하고 주류 매체에 대해 검열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 씨의 아버지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시민기자가 되겠다는 딸에 대해 우려했었다면서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딸의 건강과 구금 상황이 매우 걱정스럽다"며 "우리는 딸을 꺼낼 돈이나 연줄이 없다. 정말 무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장 씨 외에도 우한 상황을 보도했던 시민기자가 다수 실종된 바 있다.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 사회자로도 활동했던 시민기자 리쩌화(李澤華)는 사망자가 넘쳐나 일손이 부족한 우한 내 장례식장의 실태 등을 취재하다가 올 2월 말 실종됐다.
그는 지난 4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우한의 격리시설에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뒤 다시 14일간 격리해야 했다고 밝혔다. 우한의 실태를 전하는 영상을 올렸던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와 또 다른 시민기자 팡빈(方斌)의 행방은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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