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최소 작년 1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미 유행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국립보건연구소(ISS)는 작년 12월18일 이탈리아 밀라노와 토리노에서 채취한 폐수 샘플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사스-코브-2)의 유전적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탈리아에서 최초 코로나19 지역 내 감염 사례가 발표된 2월21일보다 약 두 달이나 앞선다. 밀라노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신규 확진자가 집중 발생해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거점으로 지목된 롬바르디아주의 주도다.
이번 연구를 이끈 지우세피나 라 로사 ISS 선임연구원은 "지난 1월29일 볼로냐에서 채취한 폐수 샘플에서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흔적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ISS는 작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이탈리아 각지에서 채취한 폐수 샘플 40개를 정밀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로사 선임연구원은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전파 시점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작년 말 유럽에서 이미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는 국제적 연구를 뒷받침하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앞서도 이탈리와와 프랑스 등에선 코로나19가 작년 말부터 이미 유럽에서 유행 중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작년 말 리구리아 해안 지역 병원 검사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말 이탈리아에 이미 코로나19 환자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외에서 이탈리아로 입국한 사람 중 일부가 이미 코로나19 환자였다는 주장이다.
밀라노 등에선 지난 1월부터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도 롬바르디아 일대 바이러스 확산 속도와 양상 등을 따져봤을 때 작년 말이나 지난 1월께 이미 이탈리아 북부에서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있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말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공식 확인됐다. 이후 확진자 수가 폭증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국 봉쇄령을 내렸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탈리아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23만8100명 이상이다. 그간 3만45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