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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덮친 브라질…헤알화 가치 34%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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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1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봉쇄’를 풀었지만 소비는 살아나지 않고 코로나 확산세만 가팔라지고 있다. 대통령이 퇴진 압박을 받는 등 정치·경제가 대혼란에 빠졌다. 헤알화 가치는 연초 이후 34% 급락했다.


겨울 맞은 남미, 독감도 걱정

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3050명 늘었다. 이날 기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98만8359명으로 미국(226만3651명)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하루 2만 명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로 볼 때 곧 1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루 사망자가 1000여 명씩 쏟아지면서 누적 사망자도 4만7859명으로 불어났다. 상파울루 등 인구 밀집 지역은 시체 매장 공간이 부족해지자 3년 이상 지난 무연고 무덤에서 유골을 파내 비닐백에 옮기고 코로나19 사망자를 묻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남미 지역은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독감 유행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포화 상태인 병실이 더 부족해져 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가게 문 열어도 손님 없어

코로나19 확산에도 브라질 전국 27개 주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달 들어 경제활동을 재개했으나 효과는 기대보다 못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선뜻 주머니를 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서는 3개월의 봉쇄 이후 이달 초부터 상가와 쇼핑센터의 영업을 부분적으로 허용했으나 매출은 기대를 훨씬 밑돌았다. 지난 12일 ‘애인의 날’을 전후해 상가와 쇼핑센터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55%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브라질에서 ‘애인의 날’은 크리스마스와 함께 대목으로 꼽힌다. 극심한 소비 위축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나온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1월 0.21%, 2월 0.25%, 3월 0.07%, 4월 -0.31%에 이어 5월엔 -0.38%로 떨어졌다. 5월 기록은 1998년 8월(-0.51%) 이후 22년 만의 최저치다. 경기부양을 위해 브라질 중앙은행은 17일 기준금리를 연 3%에서 연 2.25%로 0.75%포인트 내렸다. 8차례 연속 인하다. 연 2.25%는 1996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최저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1분기 -1.5%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중앙은행이 매월 집계하는 경제활동지수는 지난 4월 전월 대비 9.7% 하락했다. 세계은행은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8.0%로 전망하고 있다.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자 헤알화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이날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5.3779헤알로 연초보다 34% 상승(가치 하락)했다.

정치는 혼돈 속으로

코로나19 대응 실패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가족 관련 비리 의혹까지 터져나왔다. 브라질 경찰은 18일 대통령 소유 주택에서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전직 보좌관 파브리시우 케이로즈를 체포했다. 검찰은 플라비우 의원이 부동산 편법 거래와 자신이 소유한 상점을 통해 최소 230만헤알(약 5억3000만원)의 자금을 세탁했으며, 이 과정에서 케이로즈가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원에는 이미 각종 단체 명의로 30여 건의 대통령 탄핵 요구서가 제출돼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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