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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살 아들 안고 분신한 아빠, 살인미수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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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와 다툼 끝에 애먼 두 살배기 아들을 안고 분신한 아빠는 살인미수 처벌을 받을까?

지난 19일 새벽 청주시 서원구 주택가 골목에서 한 남성이 인화물질이 든 페트병을 들고 "아들과 함께 죽겠다"며 소리치고 있었다. 새터민 A씨(41)가 동거녀와 아들 양육 문제로 다툰 뒤 홧김에 생후 22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나와 자살소동을 벌이던 상황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침착하게 A씨를 만류했지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그는 그길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그리고 도로 한복판에 정차한 뒤 비좁은 차 안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붙였다.

경찰이 뒤따라가지 않았더라면 부자 모두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다. 불 붙는 현장을 발견한 경찰은 재빨리 차 문을 열고 아이를 구출했다. 다행히 아이는 머리카락 일부가 그을렸을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A씨는 상반신 2도 화상을 입은 채 화상전문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A씨가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크게 다친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그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체포한 상태다. 현주건조물방화죄는 사람이 있는 건조물 또는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는 범죄를 말한다.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경찰은 A씨가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성을 인식한 상태였다면 살인미수 혐의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살인미수죄는 명확하게 법정형이 정해진 건 없지만, 통상 살인죄(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의 절반 정도로 본다.

하나의 범죄 행위에 2개 이상의 죄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상상적 경합이라고 한다. 상상적 경합이 이뤄질 때는 더 무거운 것으로 처벌받게 한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와 살인미수의 법정형이 비슷한 만큼 A씨에게 두 가지 혐의를 동시적용해 더 중한 처벌을 받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어린아이를 안고 몸에 불을 붙이면 생명을 잃게 된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가 가능하다"며 "수사기관이 범행 전후 정황, 동기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도 "스스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아이를 데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미필적 고의에 따른 살인미수 혐의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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