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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초·중·고교 예산 줄이고 대학 등록금을 지원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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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들이 ‘정부 지출 구조조정발(發)’ 예산 삭감에 직면했다. 정부가 35조3000억원에 달하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짜면서 재원 마련의 일환으로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총 4조1000억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교부세와 교부금을 내려받는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은 기존 사업 축소 및 포기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3차 추경 예산을 가지고 대학 재정을 지원키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지방 초·중·고교에 쓰일 시·도 교육청 예산을 줄이고 대학 등록금을 간접 지원해주는 게 적절하느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18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3차 추경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지방교부세는 약 2조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약 2조1000억원이 삭감됐다.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지출 구조조정 총 9조2000억원 중에서 거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매년 내국세 총액의 일정 비율을 각 지자체에 지방교부세(19.2%)로, 시·도교육청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20.3%)으로 내려보낸다. 정부는 이번 3차 추경에서 정부 세입 예측치를 감액시켜 교부세와 교부금을 삭감했다. 각 지자체와 시·도교육청 모두 올해 예산이 이미 편성된 상태라 사업 축소나 포기를 통한 예산안 수정이 불가피하다.

지자체는 재정 여건이 어려운 곳일수록 타격이 클 전망이다. 지방교부세의 97%를 차지하는 보통교부세는 애초 자체 재원이 부족한 지자체에 주는 돈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나라살림연구소가 추산한 광역시·도 보통교부세 삭감 규모는 약 5200억원으로, 총 지방세 예산액의 0.8%에 그쳤지만 시단위 지자체 삭감 규모는 약 7100억원으로 3.9%, 군단위 지자체 삭감 규모는 약 6200억원으로 19.4%에 달했다.

행정안전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정확한 삭감 규모를 지자체에 통보할 계획이다. 강원 화천군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올해 다들 긴급재난지원금에 예산을 지출해 교부세가 삭감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이미 예산 수정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4일 정부 추경안을 반영해 예정 교부금 삭감액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인천교육청은 12일 자체 추경안에서 1094억원(2.5%)을 감액한 4조2009억원 규모의 수정예산안을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노후 실습실 환경개선 사업비 83억원 등 학생 안전과 관련한 예산도 삭감했다”고 말했다.

지방교부세 등 삭감은 정책적으로도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는 내국세에 연동되는 지방교부세 삭감을 내년이나 내후년으로 늦출 수 있는데도 올해 단행했다”며 “1차 추경에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재정 활용을 권장한 것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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