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연이은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가운데 정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은 열흘째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포착은 이달 7일 열린 노동당 제7기 13차 정치국 회의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정치국 회의에선 남북관계 파국의 구실이 된 대북전단 등 대남 문제에 대해 언급이 없었고 김 위원장도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남북관계는 정치국 회의 사흘 전인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 살포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따져물으면서 급랭했다. 그럼에도 당시 정치국 회의에선 비료 생산을 위한 화학공업 발전, 평양시민 생활 향상 방안 등 민생문제만 집중 논의됐다.
이 회의 이후 김 위원장은 김창섭 전 국가보위성 정치국장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원산 갈마 해안 관광지구 건설 및 조선혁명박물관 개건 사업에 기여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을 뿐, 별다른 입장을 내놓는다거나 대외활동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두문불출 행보' 속에 북한은 2인자 격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면에 나서 강도 높은 비방전에 이어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다만 이 같은 북한의 행보도 결국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재가를 받은 뒤 행동에만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김 제1부부장도 지난 13일 낸 담화에서 "나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 대적 사업 연관부서들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했지만 추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남북 정상 간 담판'이라는 최후의 보루만큼은 남겨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도 1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체회의가 아닌 상임위원회로 개최한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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