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항공이 마일리지 사업인 ‘마일리지플러스’를 담보로 50억달러(약 6조원)를 빌린다. 델타, 아메리칸 등 미 3대 항공사의 마일리지 사업은 이 회사들이 세계 항공사 이익의 절반을 가져가게 해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와 CNBC 등은 15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항공이 마일리지 사업 담보 대출을 포함해 오는 9월 말까지 총 170억달러(약 20조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마일리지 프로그램으로 50억달러 대출을 받기 위해 골드만삭스 등과 협의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카드사와 호텔 체인 등에 마일리지를 팔아 수익을 내고 있다. 카드사 등은 마일리지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항공산업에서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부로 꼽힌다. 유나이티드항공의 마일리지플러스 가입 회원은 1억 명에 달하며, 지난해에는 이를 통해 연매출의 12%인 53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작년 실적(매출 432억달러, 영업이익 43억달러)을 기준으로 할 때 마일리지플러스 사업이 219억달러(약 26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라이벌 아메리칸항공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책에 포함된 항공사 저금리 대출을 활용하기 위해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담보로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델타항공은 마일리지를 할인한 가격으로 카드사 등에 선매각해 현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또 정부 저리 대출 45억달러를 받을 계획이다. 여기에는 노선권과 공항 이착륙장·게이트 이용권을 담보로 제공한다. 이 항공사는 이미 9만여 명의 직원 임금 용도로 정부로부터 5억달러를 빌린 상태다. 추가 대출까지 이뤄지면 미 정부는 유나이티드항공 지분의 6.5%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을 보유하게 된다. 아메리칸항공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정부가 항공사 지분을 확보하는 두 번째 사례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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