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에버랜드 동물원에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 큰고니 커플이 20여년 만에 자연번식에 성공한 아기 큰고니 '미오'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 동물원은 멸종위기종이면서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자연 번식에 성공했다고 16일 발표했다. 1996년부터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큰고니 커플이 새끼 부화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랜드 동물원 큰 고니부부의 아빠 '날개'와 엄마 '낙동' 사이에서 지난 달 28일 아기 큰고니 '미오(美오)'가 부화했다. 미오는 아름다운 오리가 되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흔히 백조로 불리며 순백색 몸에 노란색 부리가 특징인 '큰고니'는 야생에서 매년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지정돼 있다. 아빠 '날개'와 엄마 '낙동'이는 1996년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리 부근에서 심한 부상을 입은 채로 조류보호협회에 구조돼 에버랜드 동물원에 긴급 후송됐었다. 우측 날개에 총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된 아빠 '날개'는 다행히 수의사와 사육사들의 극진한 보살핌 덕분에 생명은 구했지만, 날개 일부를 절단할 수 밖에 없었고 더는 하늘을 날지 못했다. 에버랜드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장애를 가지게 된 큰고니 커플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동물원에 서식 공간을 조성해줬다. 하지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지금까지 새끼 부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보통 큰고니는 이른 봄 교미 후 4∼5월경에 알을 산란하고 약 40일 정도 암컷이 알을 품은 후 새끼가 부화하게 된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큰고니 커플이 올해에는 꼭 2세를 가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낙엽, 억새풀 등의 둥지 재료를 인근 야산에서 직접 공수해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줬다.
이와 함께 임신, 산란기에는 큰고니 커플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고 비타민, 칼슘 등이 포함된 영양식 공급에도 많은 정성을 쏟아 왔다. 그 결과 20여년 만에 아기 큰고니 '미오'가 부화했다.
큰고니 가족을 보살피고 있는 이지연 사육사는 "엄마는 아기를 따뜻하게 품어 주고 아빠는 불편한 몸에도 아기를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큰고니 가족을 보고 있으면 새삼 가족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동물원 버드 파라다이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아기 큰고니 '미오'는 현재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회갈색의 털을 가지고 있지만, 약 5∼6개월 후에는 엄마와 아빠처럼 화려한 흰색 털을 뽐낼 예정이다. 한편, 2003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종보전 기관'으로 지정된 에버랜드 동물원에는 큰고니 뿐만 아니라 두루미, 혹고니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동물 10종 54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호랑이 남매와 포큐파인, 얼룩말 등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새생명으로 잇달아 태어나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용인=윤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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