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N번방 '지인능욕'의 충격적인 실태가 공개된다.
10일 방송되는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일반인 사진을 성 착취물로 만드는 '지인능욕' 게시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만난다.
어느 날 모르는 이로부터 수상한 링크 하나를 받은 A 씨. 링크와 연결된 SNS 계정엔 보기에도 민망한 나체 사진이 마치 A 씨의 사진이란 착각이 들 정도로 교묘하게 나란히 게시돼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성적 모욕이 담긴 글도 함께 적혀 있었다. 더 심각한 건 실제 A 씨가 다니는 학교와 실명 등 신상정보가 그대로 공개돼, 불특정 다수에게 음란 메시지를 받는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해당 SNS 계정의 이름은 '지인 능욕 박제'. 일반인 사진을 성 착취물로 만드는 '지인 능욕' 게시물이 디지털상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낙인을 찍어버린다는 뜻이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익명의 제보자는 자신을 N번방 게시물을 추적하는 '추적자 K'라고 소개했다. 이후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해당 계정의 피해자만 약 35명에 이른다는 것. 또 범인은 자신의 선생님, 사촌 동생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진과 함께 증명사진도 게시했다. 피해자들의 평범한 일상 사진으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범인. 그는 대체 누구일까.
해당 계정은 현재 삭제돼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 음란 게시물 가운데 친구들과 지인 등 낯익은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한 A 씨. 고등학교 때 미술반 입시를 함께 준비했던 반 친구 17명의 증명사진을 토대로 공통점을 찾아 용의자를 좁혀나간 피해자들. 마침내 밝혀진 범인의 정체는 바로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다정하고 평범했던 친구 김 씨(가명)였다.
피해자들을 힘들게 한 건 또 있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성폭력 특별법'이 개정됐지만 음란물과 사진을 직접 합성하지 않는 이상 성범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건 이후 잠적해 버렸다는 김 씨.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그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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