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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짜 '메기'들이 판 흔드는 금융산업, 경쟁 더 확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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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분야 대표 기업들이 잇달아 금융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네이버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통장’을, 카카오페이는 ‘하나 카카오페이 통장’을 동시에 내놨다. SK텔레콤은 자유입출금 상품인 ‘T이득통장’을 오는 15일 출시한다.

이들 상품은 시중은행보다 좋은 조건(이자 연 2~3%, 포인트 적립 등)을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규 고객은 물론 각기 수천만 명에 달하는 자사 가입자들을 그대로 금융서비스로 유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기존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유치하고 금융상품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산업의 ‘판’ 자체를 새롭게 짜고 있다.

금융산업에 IT를 접목하는 ‘핀-테크’가 아닌, IT가 주도하는 금융서비스를 뜻하는 이른바 ‘테크-핀’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은행과 2금융권 금융사들이 사실상 과점해온 금융산업에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국내 금융사들이 고객 수익창출보다는 수수료 수입을 통해 상대적으로 편안한 장사를 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핀테크와 테크핀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 할수록 금융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의 편익이 커지게 마련이다. 이런 선순환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관련 규제 완화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 3법’이 ICT 업체들의 금융분야 진출을 가속화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증권사 계좌를 출시한 이유도 선불전자지급 수단의 법적 한도(200만원)라는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규정한 금액 제한이 CMA나 증권예탁 계좌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산업의 틀이 급변하는 점을 감안,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에 대한 대대적 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물론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의 결제 사고에서 드러났듯이 테크핀 확장에 따른 보안 문제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돌발적 금융사고가 규제완화를 막는 핑곗거리가 돼서는 곤란하다. 치열한 경쟁이 서비스 수준은 물론 보안 수준까지 높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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