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완치 후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졌다.
지난 7일 방송된 JTBC '뭉쳐야 찬다'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주역들과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연했다.
췌장암 투병 중에서 '어쩌다FC'와의 만남에 나선 유상철은 "집 안에 있고 병원에 있는 것보다 이렇게 푸른 잔디에 나와 있어야 제일 행복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유상철은 지난해 11월 췌장암 말기 투병 사실을 공개하고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를 위해 스포츠 전설들이 준비한 응원 메시지가 공개돼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영상에서 이천수는 "유상철 감독님 힘내셨으면 좋겠다. 불굴의 유상철을 믿는다"면서 "마지막 감독 때 강등을 피해서 선수들과 함께해서 이겨낸 것, 건강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감독으로 컴백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할 거고, 형이 감독할 때마다 다시 한번 같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한 이운재는 "정말 잘 이겨내시는 모습에 너무 감동하고 있고, 가까이 있지 못하지만 항상 형님이 이겨낼 수 있게끔 저 역시도 힘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희망 잃지 마시고 좋은 모습으로 우리 운동장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상철이 형님 힘내시라"고 응원했다.
이 밖에도 김용대, 송종국, 박재홍, 현영민, 김정우, 최태욱 등이 진심을 담아 유상철의 완쾌를 기원했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사람은 다름 아닌 안정환. 그는 "대표님에서 오랜 세월을 같이 보냈지만 일본에서 같이 팀을 우스으로 이끌고 함께 훈련도 했다. 형님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훈련 끝나고 매일 식사했던 거다"라면서 "함께 땀 흘리며 지내던 시간이 너무 그립다. 돌아갈 순 없지만 너무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환은 "팀에 있을 때 형님이 많이 챙겨주시고 사랑을 베풀어 준 점 너무 감사하다, 대표팀에서도 묵묵히 열심히 훈련하고,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굉장히 존경한다"면서 "지난번에 식사할 때 아프지 말고 빨리 예전으로 돌아오라고 형님 어깨를 때렸던 게 기억난다. 빨리 몸이 완쾌되지 않으면 내가 또 때릴지 모른다"고 애정을 담아 유상철을 응원했다.
끝으로 그는 "이런 편지 좀 쑥스럽지만 같이 늙어가는 남자로서 함께 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형님하고 다시 한번 파스타 먹으러 갔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했다. 해당 VCR을 지켜보고 있던 안정환은 눈물을 쏟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영상 편지를 본 유상철은 "동료들, 후배들에게 감사하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 솔직히 얘기해서 항암 치료라는 게 아시겠지만 힘들기는 하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이 성원해주시고 완쾌를 바라고 있고, 또 나로 인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꼭 이겨내서 운동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끔 치료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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