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골프채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승현 전 경기 김포시의회 의장(56)이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것보다 형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3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의장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유 전 의장의 살인죄를 인정했지만, 2심은 살인의 고의는 없다고 보고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를 넘어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를 살해할 범의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의 외도를 여러 차례 용서했지만 피해자와 내연남이 피고인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대화 녹음을 듣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이 있어서 범행동기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유 전 의장은 지난해 5월 15일 오후 4시 57분경 술에 취해 김포시 양촌읍 자택에서 아내 A씨(당시 52세)를 골프채와 주먹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불륜을 의심해 아내의 차량 운전석 뒷받침대에 소형 녹음기를 설치한 혐의도 있다.
유 전 의장은 해당 녹음기를 통해 아내와 내연남이 자신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의 대화를 듣고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법조계에서는 유독 여권 인사에 대해 관대한 처분이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유 전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22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이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해 풀어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와 동생도 최근 석방됐다. 2일에는 성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