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5조3000억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10조1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지출을 줄였다고 3일 발표했다. 추경 규모와 정부 지출구조조정 규모 모두 사상 최대라고 홍보했다.
정부가 단숨에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줄인 비결은 바로 '세수 결손'에 있었다. 지출 구조조정하면 으레 떠올리는 '허리띠 졸라매기' 일색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10조1000억원 중 9조2000억원이 지출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지출액 자연 감소분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3조9000억원만 세출사업의 삭감일 뿐 지출 구조조정액의 40%가 넘는 4조1000억원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부금 감액이기 때문이다.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가 국세 수입 중에서 일정한 비율로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재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세 수입이 줄면서 지방교부세와 교부금도 감소해 생긴 일이다.
올해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대 세수'인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추경예산 때보다 총 11조4000억원의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법인세 부족분이 5조8000억원, 부가가치세 부족분이 4조1000억원이다.
정부는 이 금액을 3차 추경에 '세입 경정'이라는 계정으로 반영했다. 세입 경정은 세수 결손분을 재정으로 보충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문에 정부가 3차 추경 때 사상 최대 규모의 세입 경정을 하면서 역대급의 지출 구조조정도 덩달아 하게 되는 이른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