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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美 폭력시위 확산, 경제 재개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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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무릎에 9분간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달래기보다 ‘폭도’라고 부르며 초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시위는 곳곳에서 폭력화되고 있습니다.

1992년 로드니 킹 폭행으로 촉발된 LA폭동(4월29~5월3일) 때 뉴욕 증시는 잠시 멈칫했을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화로 인해 보험사들의 주가가 약간 내렸을 뿐입니다. 그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46% 올랐습니다.

이번 시위도 마찬가지일까요?
일부에선 이번 사태가 막 시작된 경제 재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시위가 벌써 닷새째 이어졌는데, 계속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폭력 시위가 미 전역에서 이어질 경우 주요 도시마다 야간통행금지가 잇따르고 상가, 쇼핑몰 등은 재개장을 뒤로 미뤄야할 수 있습니다. 또 곳곳에서 열리는 대규모 집회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합니다.



질문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앞으로도 '중국 때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관련 기자회견은 회견 직전까지 불안감이 매우 컸습니다.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문제뿐 아니라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철회 등 과격한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후 3시 열린 기자회견 이후 뉴욕 증시는 하락세에서 반등했습니다. 트럼프는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특별지위를 즉각 없앤 게 아니라 박탈을 위한 절차를 이제 시작하는 점,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철회 등 우려한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 투자자들이 다소 안도한 것이죠.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철회의 경우 과거 관세처럼 시간을 두고 중국을 압박할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입니다. 미국 기업들도 홍콩에 많이 진출해있어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계심을 풀기는 이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최소 11월 대선까지 수위가 계속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의 말에서 드러나는 데요.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16년 대선 승리의 배경은 중국과 무역 두 가지 이슈 덕분이었고, 올해도 이슈는 그 두 가지라며 미중 합의 철폐 등 중국에 대한 최대한 압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했습니다.

중국도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30일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숨쉴 수 없다"는 말을 트위터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외교관의 행동이라고 보기엔 매우 도발적입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미국이 홍콩의 시위를 지원한 것에 빗대어 미국의 폭력시위가 아름다운 장면이란 식으로 비꼬았습니다.



월가에서는 중국이 트럼프와는 더 화합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본격적 재선 방해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옵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올 초보다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질문2>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대응 등 악재가 여전하지만 미국 증시는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유는 뭡니까.

미 증시는 경제 펀더멘털이나 여러 위험요인과 따로 논 지는 몇 달 됐습니다.
기본적으로 Fed가 약 석 달간 3조달러 가까운 돈을 투입한 덕분입니다. 거기에 제롬 파월 의장은 계속해서 모든 정책을 무제한 동원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도 파월 의장은 "Fed가 레드라인을 몇번 넘었다"면서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적절했다"고 말했습니다.
Fed는 아직 메인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 등을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몇 조달러를 추가로 더 풀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 의회도 추가 부양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3.5회에 걸쳐 나온 3조달러 규모의 부양책으로 풀린 돈 가운데 상당액도 증시로 흘러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5월 실업률이 20%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인데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장기 저항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 3000선 위에 안착했습니다.
‘경제가 나쁘면 Fed가 더 많은 유동성을 투입할 것’이란 기대로 계속 오른 겁니다. 또 경제 재가동에도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세가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있습니다.



현재 뉴욕 증시의 주가수익비율, PER는 24배에 달하는데요. 역사적으로 고평가된 상황에서도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과 지금부터는 좀 느리게 움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엇갈립니다.
지난주 JP모간의 브루스 카스먼 수석경제학자가 주최한 웨비나에 참석했었는데요. 그는 향후 몇달간 미 경제가 가파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워낙 나빴으니까요.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전, 즉 작년 4분기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몇 년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사람들의 경제활동이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고, 그 사이 빚이 대폭 늘어난 가계와 기업이 예전처럼 소비나 투자를 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Fed도 내년, 내후년까지 이런 과감한 정책을 지속할 수는 없는 만큼 정책 피로감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질문3> 끝으로 이번 주 주요 일정과 이벤트를 종합해 말씀해주십시오.

이번 주 핵심적인 경제 지표가 몇 가지 나옵니다. 5일 나오는 5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 20% 안팎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 1, 3일에는 ISM과 IHS마킷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각각 발표됩니다. PMI는 4월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위축국면을 나타내는 40포인트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에서도 PMI가 발표됩니다.
4일 발표될 주간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170만~180만 건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줄고는 있지만, 대폭 떨어지진 않고 있습니다. 다만 지표들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는 한 투자자들의 경제 재개 희망을 흔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경제 지표 외에 지켜볼 건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중국 관련 움직임은 항상 지켜봐야하고요. 이외에 트위터 등 기술주에 대해서도 튀는 행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통신품위법이 보장한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면책 혜택을 축소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소셜미디어 기업과 전투에 돌입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어온 기술주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트위터로 인해 촉발된 트럼프와 소셜미디어의 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술주들은 반독점 규제와 중국 문제에 이어 또 다른 부담을 안은 셈입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또 급격히 폭력화되고 있는데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아픈 마음을 달래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친트럼프와 반트럼프층으로 다시 '편가르기'에 나선 탓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태도를 유지하는 한 시위는 더 과격화되고 확산될 수 있습니다. 시위에 나선 유색인종, 저소득층들이 그동안 워낙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타격이 컸었거든요.
아직까지 시위는 뉴욕 증시엔 영향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만, 경제 재개 흐름 등에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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