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박경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청와대 교육비서관에,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을 의전비서관에 임명하는 등 7명의 청와대 비서관을 새로 임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정책 수립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선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박 신임 비서관의 임명이다. 박 비서관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돼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29일로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자마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박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moonlight)’을 연주하며 “월광이 문 대통령의 성정(性情)을 닮았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서관 인사를 미룬 것도 박 전 의원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과 맞추기 위해서였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풍부한 교육 현장 및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 변화를 맞고 있는 교육 정책의 수립 및 시행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직 국회의원이 수석도 아닌 비서관으로 옮기는 것이 ‘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일을 하면 직급은 중요하지 않다는 게 박 비서관의 입장”이라며 “김광진 정무비서관, 한병도 전 정무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전직 국회의원이 비서관으로 온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박 신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분야 정책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며 “특히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언택트(비대면)산업 육성이 과제로 떠오른 상황인데, 온라인 교육을 포함한 ‘K에듀’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언론비서관에 이지수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장이, 의전비서관에는 탁 위원이 선임됐다. 강 대변인은 “이 비서관은 국제 네트워크와 해외 소통 능력을 겸비해 외신을 통해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적임자로 판단된다”며 “탁 비서관은 정부 초부터 의전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을 지낸 행사기획 전문가로 국정 후반기 대통령의 주요 행사 및 의전을 전담하며 코로나19 대응 이후 높아진 한국의 국격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 젊은 참모진의 승진도 눈에 띈다. 이번 인사 7명 중 4명은 내부 승진으로, 3명이 1970년대생이다. 김재준 춘추관장, 조경호 사회통합비서관, 이기헌 시민참여비서관,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등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함께 일하던 참모그룹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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