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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그룹 ‘적자 원흉’ 비전펀드 CEO는 고액보수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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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의 라지브 미스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보수로 16억엔(약 184억원)을 받았다. 지난해 비전펀드가 대규모 투자손실을 기록했는데도 미스라 CEO의 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29일 로이터통신은 미스라 CEO가 기본급 및 기타 보상을 포함해 지난 사업연도(2019년 4월~올 3월)에만 16억엔을 수령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두배 늘어난 액수라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21억엔을 받은 마르셀로 클라우레 소프트뱅크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 다음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전년보다 9% 감소한 2억엔을 받았다. 비전펀드에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위워크 투자를 주도했던 론 피셔 부회장은 6억8000만엔을 수령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 1~3월 1조4381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이 낸 분기 적자로는 사상 최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웠다. 이런 실적에 비전펀드가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위워크 등 주요 투자기업의 가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하면서, 비전펀드에서만 1조8000억엔의 투자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 18일 콘퍼런스콜에서 위워크 등 투자가 실패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미스라 CEO 등의 고액보수는 논란의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그룹의 아툴 고얄 애널리스트는 “미스라 CEO가 초래한 참담한 결과에도 소프트뱅크그룹이 고액연봉을 지급한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라며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직원 10%를 구조조정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그룹은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중국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해 1조2500억엔을 확보했고, 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 지분 일부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해 3200억엔 가량을 조달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OSI소프트 등 투자기업 지분의 매각도 계획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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