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블룸버그통신의 ‘한국 경제는 제조업 비중 높아 V자 반등 가능’ 기사는 한국 경제의 부흥을 위한 제조업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V자 반등 가능성은 세계 경기의 등락 추이에도 영향을 받겠지만 한국 제조업의 성공적 대응 가능성에도 영향을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배워야 할 한국 제조업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현재 제조업이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코로나 사태의 불확실한 수요 급락 위험에 대비한 방어전략이다. 원가를 절감하고 2, 3차 하청 공급체계를 공고히 관리하며 작업환경을 안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수요가 늘고 있는 생필품, 의료 관련 제품 생산 전환도 가능하다면 빨리 추진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방어전략의 일부엔 신제조 혁신에 대한 투자가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화·서비스화·신제조 혁신을 위한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3차원(3D) 프린팅에 대한 투자는 비대면 생산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스마트팩토리 등을 포함하는 이 분야는 시장 및 투자 수익이 불확실해 그동안 기업이 투자를 주저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서둘러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내 간판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최근 한 토론장에서 개발 및 공장 관리 관련 인력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해 출근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음을 토로하면서 공장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체제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 온라인 세미나를 연 스웨덴 ABB의 한 중역은 로봇의 작동 상황을 디지털 트윈으로 실시간 점검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연구하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젠 재택근무의 필요성이 더 커진 만큼 디지털 트윈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한국판 뉴딜’로 추진하는 비대면 산업 육성 정책은 환영할 만하다. 데이터, 5세대(5G), AI 등에 대한 투자는 신제조 혁신에 모두 필요하다. 비대면 산업으로서 신제조 혁신 대상은 디지털 신산업이고, 급변하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에서 속도가 요구되는 정책이다. 또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코로나 사태 후폭풍으로 기업 도산 및 실업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속도감 있는 범부처적 대응과 산·학·연 협력 대응 체계가 요구된다.
신제조 혁신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정책, 산업 지능화 정책 과제는 부처별로 분산돼 있는데 신제조 혁신 추진 조직을 중심으로 한 부처 간 협력과 산·학·연 협력을 통해 비대면 산업 육성이 속도감 있게 진척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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