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암호를 해제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25)의 휴대전화에서 상당한 양의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했다. 관련 피해자 및 피의자 규모가 더 늘어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28일 “조씨의 휴대전화에서 공범이나 피해자 수사단서로 활용할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 등이 확인됐다”며 “상당한 양이며 이 결과를 토대로 피해자 및 피의자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5일 조씨의 휴대전화 두 대 중 삼성전자 갤럭시S9의 암호를 푼 뒤 내용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머지 한 대(애플 아이폰)는 아직 암호를 해제하지 못 했다. 경찰 측은 “이번 분석 결과에 따라 공범을 추가 검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자료 중 범죄수익을 특정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디지털성범죄 피의자 664명을 검거해 86명을 구속(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했다. 여기엔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텔레그램 닉네임)’ 조씨, ‘부따’ 강훈 군(18), ‘사마귀’이원호 군(19) 등이 포함됐다. 박사방 피의자로는 총 64명을 검거하고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 박사방의 원조격인 ‘n번방’ 관련 피의자로는 운영자 ‘갓갓’ 문형욱 씨(24)를 비롯 총 166명을 검거, 7명을 구속했다. 지난 27일 기준 확인된 피해자는 536명으로, 이 중 482명의 신원이 특정됐다.
경찰은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연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와 문씨 등 주요 피의자의 공범을 끝까지 추적하고 검거할 것”이라며 “성착취물을 공유하고 소지한 사용자까지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