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화장품 원료 국내 1위 회사인 SK바이오랜드 인수를 추진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자문사를 선정해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SKC가 보유한 지분 27.9% 전체다.
SK바이오랜드는 국내 천연화장품 원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 및 건강식품 원료, 의료기기, 원료의약품 등이 주력 분야다. 최근엔 장과 피부의 마이크로바이옴(유전정보)과 관련한 기술특허를 확보했다. 1995년 설립됐으며 SK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2016년 SK바이오랜드로 이름을 바꿨다.
현대백화점그룹의 SK바이오랜드 지분 인수는 화장품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기능성 화장품 기업인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등 화장품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린젠은 신약개발회사인 프로젠이 피부과병원과 공동 설립한 회사로 화장품 관련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는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면 클린젠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현대백화점 측은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또 보유 중인 백화점, 홈쇼핑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자체 화장품을 판매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현대HCN의 매각 작업도 하고 있다. 비주력 계열사를 처분하고 패션, 화장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있다.
SK그룹의 이번 지분 매각은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다. SK도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핵심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차원이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각 계열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신성장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SKC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을 들여 SK넥실리스(옛 KCFT)를 인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선 쿠웨이트 화학기업인 PIC와 손잡고 SK피아이씨글로벌 합작사 설립을 마무리했다. SKC는 모빌리티,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심의 2단계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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