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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콩 보안법' 옹호 여론에 총력…홍콩선 내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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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안 표결을 앞두고 사법기관과 군부, 홍콩의 법 집행 기관들이 여론전에 전면으로 나섰다. 홍콩 초대 행정장관은 홍콩보안법을 강력하게 옹호했지만, 홍콩변호사협회는 법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홍콩 내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26일 중국 현지 매체와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고인민검찰원과 최고인민법원은 전날 전인대 회의에서 진행된 업무 보고에서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을 결연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장은 "각종 침입, 전복, 파괴, 폭력, 테러 등의 범죄를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 사회 안정을 해치는 범죄에 대해 고도의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기와 국가(國歌), 국가 휘장을 모욕하는 범죄는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때 홍콩 시위대의 오성홍기 훼손 등 반(反)중국 행위를 엄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중국 장쥔(張軍) 최고인민검찰원장도 "신장(新疆) 등에서 검찰기관이 테러 대응과 사회 안정 시스템을 완비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파룬궁(法輪功) 등 사교 조직의 범죄도 단호하게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의 양대 사법기관 수장의 발언은 홍콩에 정보기관을 세워 반중국 행위를 막는 내용을 담은 홍콩보안법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내부에선 '홍콩 보안법' 옹호론자와 비판론자들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전인대의 홍콩보안법 제정을 옹호했다. 그는 "전인대가 홍콩보안법을 제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며 "서방 국가들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 이와 비슷한 법이 있는데, 홍콩보안법을 두려워해 투자자들이 (홍콩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중국 국가안보기관들이 홍콩에서 활동하게 된다면 그들은 홍콩법을 준수하게 될 것"이라며 "법 집행기관들은 홍콩인들이 누리는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본토 기관들이 시위에 참여하거나,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체포할 것이라는 얘기는 상상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는 매우 자유로운 사회에 살고 있으며, 이러한 자유는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퉁치화(董建華) 초대 홍콩 행정장관도 서구의 반(反)중국 세력의 음모를 막기 위해 홍콩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방송된 대시민 연설에서 그는 "우리는 더는 외국 세력이 홍콩 급진주의자들과 음모를 꾸며 중국의 주권과 권위, 홍콩 기본법의 정당성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콩은 '스파이 천국'이라는 조롱마저 당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연방수사국(FBI), 영국 MI5 등과 같은 정보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퉁 전 장관은 "일부 홍콩인은 외국 세력과 결탁해 공개적으로 '독립'과 '자결'을 요구하고 홍콩 문제에 외국의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며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서구의 반중국 세력이 진실을 왜곡하고, 공개적으로 홍콩의 반중 급진주의자들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콩변호사협회는 친중파 진영의 공세에 맞서 홍콩보안법의 법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홍콩변호사협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전인대가 홍콩보안법을 직접 제정한다면 이는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등에 위배되는 여러 법적 문제점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인대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한 후 이를 홍콩 기본법 부칙 3조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홍콩변호사협회는 "홍콩 기본법 18조에 따르면 부칙 3조에 삽입될 수 있는 것은 외교, 국방 등 홍콩의 자치 영역 밖에 있는 것"이라며 "기본법 23조는 홍콩인 스스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도록 규정한 만큼 전인대는 홍콩보안법을 제정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꼬집었다.

홍콩변호사협회는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자치에 간섭하지 않도록 규정한 기본법 22조를 어떻게 준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중국 정보기관이 홍콩에 세워질 경우 이들이 홍콩 법규에 따라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들어 홍콩보안법 제정에 홍콩 시민들이 참여해 이를 논의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홍콩 내부에서 홍콩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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