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만 명 대 588만 명.’ 4세대 이동통신(LTE)과 5세대(5G) 이동통신의 상용화 1년간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 수다. 작년 4월 5G 서비스가 상용화됐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상용화 1년이 지났지만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곳이 여전히 많은 데다 LTE와 차별화되는 ‘킬러 서비스’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상용화 12개월째인 지난 3월 말 기준 588만1177명을 기록했다. 반면 LTE 서비스는 2011년 7월 상용화 이후 1년간 708만9093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가입자 증가 속도도 LTE보다 뒤처지고 있다. 초기 상승 곡선은 5G가 더 가팔랐다. 첫 6개월간 5G 가입자는 346만 명으로 LTE(119만 명)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하지만 이후 LTE가 매달 80만~100만 명을 끌어들인 데 비해 5G 가입자는 6개월째부터 30만~40만 명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신 3사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5G 가입자 목표치를 일제히 낮춰잡기도 했다.
5G 가입자가 정체 상태인 이유는 LTE 대비 요금이 비싸지만 그만큼의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LTE 요금은 통상 월 3만~8만원대이지만 5G는 5만~12만원대 수준이다. 비싼 요금을 내지만 건물 내부에선 아직 5G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힘들다.
5G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도 부족하다. LTE 상용화 당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늘었다. 통신사들은 5G 특화 콘텐츠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클라우드 게임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사들도 망 투자에 미온적인 모습이다. 올해 1분기 통신 3사는 설비투자(CAPEX)에 1조881억원을 썼다. SK텔레콤과 KT는 전년 대비 각각 7.5%, 22% 감소했고 작년 1분기 망 투자가 가장 적었던 LG유플러스만 35.3%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네트워크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던 통신 3사는 정부의 투자 확대 요구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에 통신사 계획보다 50%가량 많은 4조원을 집행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이 침체된 것을 감안할 때 이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장 설치 인력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내년으로 예정된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줄여주는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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