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수요가 급감하면서 세계 관광분야 일자리가 1억 개가량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광수익은 최대 1조2000억달러(약 1488조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이달 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에 따른 국제관광 통계보고서’를 발표했다. 주라브 폴롤리카슈빌리 UNWTO 사무총장은 “경제 분야에서 가장 노동집약적 분야 중 하나인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위기에 처할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관광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0년 이후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 UNWTO의 설명이다.
UNWTO가 집계하는 세계관광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00만 명(22%) 감소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소폭이 35%로 가장 컸다. 이어 △유럽(19%) △미국(15%) △아프리카(13%) △중동(11%) 순이었다. 해당 지역 입국자 기준이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확산된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관광객 수는 지난 2월과 3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64% 급감했다. 유럽은 2월엔 관광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지만 3월엔 60%까지 급감했다.
UNWTO는 세계 각국이 여행제한 및 국경폐쇄 해제 시점에 따라 관광산업 피해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UNWTO는 여행제한 해제 시나리오를 △7월 초 △9월 초 △12월 초 등 세 개로 나눠 각각의 전망치를 내놨다. 우선 7월 초 여행제한 조치가 해제되면 관광객 수가 작년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행제한 시점이 9월 초로 미뤄지면 관광객 감소율은 70%까지 상승하고, 12월 초까지 여행제한 조치가 이어진다면 관광객이 7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UNWTO는 세 개의 시나리오에 따라 관광 분야 수익은 최소 9100억달러에서 최대 1조20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 분야 일자리는 최소 1억 개에서 최대 1억2000만 개가 사라질 위험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UNWTO는 올해 4분기에 관광업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내년에 관광 수요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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