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홀몸(독거)노인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바른ICT연구소는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1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와 이용 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바른ICT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독거노인 670명 대상으로 심층 설문을 진행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패턴과 효과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 평균 연령은 75세, 여성과 남성 비율은 7대 3이었다.
◆ "AI 스피커, 독거노인과 정서적 유대감 형성"
조사 결과 AI 스피커 누구를 매일 사용한 비율은 73.6%에 달했다. 응답자 95% 이상이 주3회 이상 누구를 이용한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AI 스피커를 자주 사용하면서 특히 독거노인의 정서 돌봄에 도움이 됐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 비교시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인공지능 돌봄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노인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22.6%는 가족과 연락이 단절된 상태였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은 "인공지능 돌봄이 독거노인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가족 공백을 메꾸고 고독감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어르신들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거노인이 AI 스피커를 이용하는 용도도 다양했다. 주 이용 기능은 음악감상(95.1%), 정보검색(83.9%), 감성대화(64.4%), 라디오청취(43.9%) 순으로 집계됐다.
◆ 지난 1년간 AI 스피커 통한 'SOS 호출' 328건 달해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독거노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사회안전망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독거노인이 AI 스피커로 긴급 SOS를 호출한 건수는 총 328건이었다. 그중 호흡 곤란, 고혈압·복통 등 긴급 통증, 부상 등 119 출동이 필요한 상황으로 확인돼 실제 긴급구조된 건수도 23건에 달했다.
독거노인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치면 AI 스피커가 이를 위급 상황으로 인지해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ICT케어센터가 일차적으로 초도 대응을 하고, 출동이 필요한 위급 상황으로 판단하면 즉시 119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돌봄은 위급 상황에서 간단히 음성만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다. 비대면(언택트) 생활 속에서 독거 어르신들의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코로나 블루' 해소…치매 예방 서비스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줄어든 독거노인의 우울증과 소외감을 극복하는데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가 도움이 됐다.
행복커뮤니티 ICT케어센터 또는 지자체(구청·복지센터·보건소 등)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코로나 예방 수칙, 확진자 동선 안내 등을 안내하는 '소식 톡톡' 이용률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약 3배 증가했다.
인공지능 돌봄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두뇌톡톡'도 제공한다.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협력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AI 스피커 누구와 대화하며 퀴즈를 푸는 방식이다.
이준영 교수팀은 두뇌톡톡을 매주 5일씩 8주간 꾸준히 이용한 노인의 경우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집중력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이 증진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2년 정도의 치매 발현 지연 효과가 예견된다고 분석했다. 이달부터는 SK텔레콤과 연구팀이 함께 개발한 '기억검사'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인공지능 돌봄은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사회안전망 구축하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고도화 방안을 모색해 우리 사회의 초고령화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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