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당내 인사들을 비판했다.
민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파 정치인들은 이해력과 상상력이 부족해서 이번 선거부정 사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며 "자신의 것을 정당하게 지키려는 용기와 의리, 배짱도 없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물며 좌파들은 죄를 지은 사람도 자기편이면 지켜준다"고 했다.
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과 김세연 의원에 대해서는 '좌파'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주장한 개표 조작 의혹을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민 의원은 "5월 15일이 되면 그동안 숨죽이던 좌파들의 준동이 시작될 거라고 했지 않았느냐"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먼저 입을 열더니 염태영 수원시장,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준석, 김세연까지 난리들이 났다"고 했다.
또 "지금 부정선거 파헤치려 노력하는 사람들 등 뒤에서 총질하는 당 내부 사람들. 제가 과문한 탓인지 지난 4년간 의정활동 하면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을 비난하는 걸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이 본인을 비판하자 민 의원은 "이준석은 그냥 앉아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라"고 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매일 6~7개씩 부정선거 음모론 관련 글을 게시하고 있다.
민 의원은 "조작선거 빼박(빼도 박도 못 하다를 줄인 말) 증거"라며 "선출직 공무원들의 시청률과 호응도가 제일 높은 게 바로 (선거)출구조사 방송이다. 대승의 결과가 예측되면 대개 웃고, 박수를 치며 난리가 난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당일)최대 170석까지 대승을 예측한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 단 한 사람도 웃지 않고, 박수도 건성으로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외에도 "Don’t allow RIGGED ELECTIONS!(부정선거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를 공유하며 "왜 갑자기 이런 트윗을 남겼을까"라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민 의원이 제시한 증거들에 대해서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는 "(기자들이 저를)광인 취급할 수 있다. 저 사람이 지금 정신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며칠 안에 (부정선거)증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민 의원이 확증편향(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방송 패널 한 명이 저의 증거보존신청 결정을 두고 선거에 패배한 저의 심리 상태에 기인한 이상행동"이라며 "부정, 분노, 공포, 흥정, 체념…(으로 나의 심리상태를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민 의원은 "저를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그런 거 아니다"라며 자신의 상태가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현재 4·15총선무효선거소송 변호인단과 함께 총선 무효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