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치료제인 '디설피람'(제품명 안타부스)이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노화연구소의 미셸 베니어 박사와 라파엘 드 카보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Cell Metabolism)에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생후 9개월이 된 실험용 생쥐에게 12주간 고지방식을 먹였다. 12주간 고지방식을 먹은 쥐들은 체중이 늘고 공복 혈당이 상승하는 등 대사장애의 징후가 나타났다.
이후에도 12주간 고지방식을 계속 먹이면 체중이 더욱 증가하고, 대사장애가 심해졌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료를 주면 체중과 혈당치 등이 정상화됐다.
계속 고지방식을 먹였지만 디설피람을 같이 복용한 쥐들의 경우, 4주 만에 체중이 40%나 감소했다. 일반적인 사료를 먹인 쥐들과 같은 수준으로 체중이 줄고 혈당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 쥐들이 운동을 하거나 행동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체중 및 대사장애 감소 효과를 디설피람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고도비만 환자 대상 임상도 계획 중이다.
디설피람은 알코올중독 치료제로 50여년 전에 출시된 약이다. 디설피람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를 막아 극심한 숙취를 느끼게 만든다. '남용을 막는다'는 의미인 안타부스라는 이름으로 시판됐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