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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안전자산’ 지위 흔들리는 식품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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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안전자산’ 지위 흔들리는 식품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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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5월14일(06: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식품업체의 주식과 채권은 2015년 전후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서 안전한 투자 대상으로서 매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선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을 맞은 상황에서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설탕과 배합사료를 만드는 대한제당은 지난 11일 4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요. 모집금액을 가까스로 채워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를 연 2.64%로 확정했습니다. 똑같은 ‘A-’ 신용등급 기업의 시가평가금리 평균인 연 2.58%보다 높은 이자비용입니다. 동시에 1년 전 3년 만기 회사채 발행금리인 연 2.21%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수요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듯합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원재료값의 변동성 확대와 약해진 가격 협상력이 꼽힙니다. 대한제당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원당 등 일부 원재료 값은 떨어졌지만, 환율이 올라 부담이 커졌다고 합니다. 원재료를 전량 수입하는 대한제당은 내부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순이익이 126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품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한제당은 증권신고서에서 “정부의 규제 강화 및 소비자 주권 강화 등으로 업계의 가격 전가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며 “원가 부담을 판가 인상으로 완화시키는 일이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대형 육류업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크린포크’ 브랜드로 알려진 하림그룹 계열사 ㈜선진은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져 관심을 모았는데요. 한국신용평가에서 지난 11일 기존 ‘A-’였던 등급을 ‘BBB+’로 한 단계 낮췄습니다.

등급 강등의 첫 번째 배경은 돼지고기 판매가격 하락입니다. 2017년 ㎏당 4686원 하던 게 작년엔 3875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선진은 수입 돼지고기의 증가와 양돈 농가에 제공하는 금융지원 부담까지 겹쳐 작년 양돈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전체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6.7%에서 4.0%로 떨어졌습니다.

선진은 국내 굴지의 돼지고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 탓에 납품처에 대한 가격 협상력이 열위하다”고 스스로 평가해왔는데요. 최근 집밥 수요로 인한 삼겹살 소비자가격 상승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기도 그만큼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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